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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게 즐비한 인사동…관광객들 '글쎄'

<8뉴스>

<앵커>

대표적인 전통문화의 거리인 서울 인사동에 요즘엔 화장품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습니다. 전통문화를 보겠다고 찾아온 관광객들, 늘어선 화장품 가게들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요? 지자체도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인사동은 이제 대형화장품 회사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김요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인사동 거리.

골동품을 비롯한 우리 전통 문화를 접하기 위해 평일 하루 3만 명, 주말엔 15만 명이 넘게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거리 입구에서부터 유니폼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화장품 판매사원들과 부딪힙니다.

[다양한 영양크림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렴하게 만나보시고 풍성한 사은품 받아가세요.]

[정민주/시민 : 잡아끄니까 기분도 상하고, 여기서만 볼 수 있었던 것들이 사라지니까 아쉬운 것 같아요.]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인사동 입구입니다.

화장품 가게들이 얼마나 들어서 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불과 500m도 되지 않는 인사동 거리에 화장품 가게가 11개나 됩니다.

관광객들은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다고 찾아온 거리에 화장품 가게들이 늘어선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Kristen/뉴욕 : 전통적인 걸 더 보고 싶어요. 화장품 가게는 좀 적었으면 싶고요. 거리에 한국적인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서울시는 2003년에 인사동을 문화지구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조례를 만들어 전통문화와 상관없는 16개 업종의 영업을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화장품 가게는 이 업종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화장품 업체들은 월세와 보증금을 2,3배 올려주겠다고 건물주들을 설득해 인사동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인사동 상인 : 부동산에서 찾아와요. 권리금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이 줄 테니까 빠져나가라고. 며칠 전에도 찾아왔어요.]

담당 구청이 화장품 가게를 내지 못하도록 조례 내용을 고쳐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몇 년째 묵묵부답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의 거리 인사동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돈벌이에 나선 화장품 가게들에 점령당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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