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기업에서 60세 이상 실버사원 2천 명을 모집했는데, 경쟁이 11대 1을 넘었습니다. 이마저도 못구한 노인들은 무료급식과 폐지수집에 의지해야 합니다.
고령화 시대의 현주소, 문준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실버사원 채용 접수장.
전국에서 2천 명을 모집하는데 2만 명에 육박하는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
[(가까운 데로 되시면 좋겠지만 조금 먼 데로 가실 수도 있는데.) 아무 데나 괜찮아요. 연결 다 되니까.]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이곳 서울에선 이틀 만에 3천6백여 명이 몰려 11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실버사원으로 선발되면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한시적으로, 하루 다섯 시간씩 일하게 됩니다.
한 달 봉급은 60만 원.
큰 돈은 아니지만, 열의 만큼은 청년 못지 않습니다.
[김영란/62세 : 꼭 붙여주시면, 성심성의껏 일할 자신은 있습니다. 아직 몸이 건강하니까요.]
자녀 양육 기간이 길어지고, 물가상승이 계속되는 바람에, 은퇴하고도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세태를 반영합니다.
반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 월 60만 원에도 경쟁률은 치솟고 있습니다.
한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 1% 미만이던 고령층 실업률이 2000년 1.5%, 2010년에는 2.4%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런 일자리라도 구하지 못한 노인들은 무료 급식과 폐지수집 등에 의지해야 하는데, 요새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폐지수집 노인 : 그거(폐지수집) 하려고 해도 없어. 지금은 폐지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2천 원 벌기도 힘들어, 하루에. 살기 힘들어요.]
우선 공공영역에서라도 생계형 노인 구직자를 위한 일자리 제공이 절실한 고령화 시대의 현주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