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에 밥값 더 받겠다" 대학식당 야박해진 인심

<앵커>

우리 대학들의 밥 인심이 팍팍해졌습니다. 외부인들이 학생식당 이용할 경우에 밥값을 더 받겠다는 겁니다.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대학교 기숙사 식당은 3천 원을 넘지 않는 싼 밥값 때문에 지난해까지만해도 택시 기사들이 애용했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마다 식당 앞 도로에 택시들이 길게 서 있어 '기사식당'을 방불케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차 한 대 찾기가 어렵습니다.

외부인에게 밥값을 1000원 더 받기 때문입니다.

[택시기사 : (돈을) 더 받으니까 기사들이 많이 안 온다. 내가 와보니까 지금 점심시간인데 예전 같으면 (택시가) 20~30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3~4대 밖에 없잖아요.]

불똥은 택시기사 뿐만 아니라, 졸업생한테까지 튀었습니다.

기숙사식당을 포함해 서울대 학생식당 7곳의 밥값도 학생은 1700원~3000원인데, 졸업생 등 외부인은 800원~1000원씩 더 내야 합니다.

재학생들은 불가피한 조치라면서도 스스로 야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박세룡/서울대 4학년 : 들어와서 공부하는 사람들도 넓게 보면 저희 학교 구성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죠.]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에 근처 경희대생들이 원정 식사를 다녔던 한국외대 식당도 이젠 학생증을 검사하며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불황이 그나마 푸짐했던 대학가 밥 인심까지 야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