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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원이라도"…실버사원 모집에 2만명 지원

<8뉴스>

<앵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인구가 올해 1월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었습니다. 60세 이상 노령층은 물론 한창 일해야 할 젊은층까지 교육이나 직업 훈련도 받지 않고 그냥 쉬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겁니다.

먼저 노령층을 짚어 보겠습니다. 일은 하고 싶은 데 일자리가 없습니다. 한 공기업에서 60세 이상 실버사원 200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쇄도했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실버사원 채용 접수장.

사흘 동안 접수를 받았는데 오늘(20일)이 마감일입니다.

전국에서 2000명을 모집하는데 2만 명에 육박하는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

[(가까운 데로 되시면 좋겠지만 조금 먼 데로 가실 수도 있는데.) 아무 데나 괜찮아요. 연결 다 되니까.]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이곳 서울에선 이틀 만에 3600여 명이 몰려 11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실버사원으로 선발되면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한시적으로, 하루 다섯 시간씩 일하게 됩니다.

한 달 봉급은 60만 원. 큰 돈은 아니지만, 열의만큼은 청년 못지 않습니다.

[김영란/62살 : 꼭 붙여주시면 그냥 뭐 하여튼 제 성심성의껏 일할 자신은 있습니다. 아직 몸이 건강하니까요.]

일자리가 절박한 이유는 무엇보다 '생활비' 때문입니다.

[이재경/70살 : 제가 지금 만 70인데, 그 당시에는 자녀들 가르치기 바빴고, 초창기에는 급여도 상당히 적었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죠.]

자녀 양육 기간이 길어지고, 물가상승이 계속되는 바람에, 은퇴하고도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세태를 반영합니다.

반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 월 60만원에도 경쟁률은 치솟고 있습니다.

한 민간 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 1% 미만이던 고령층 실업률이 2000년 1.5%, 2010년에는 2.4%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런 일자리라도 구하지 못한 노인들은 무료 급식과 폐지 수집 등에 의지해야 하는데, 요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 : 그거(폐지 수집) 하려고 해도 없어. 지금은 폐지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2000원 벌기도 힘들어, 하루에. 살기 힘들어요.]

우선 공공영역에서라도 생계형 노인 구직자를 위한 일자리 제공이 절실한 고령화 시대의 현주소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염석근, 영상편집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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