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증권수수료 개편, 과도한 독점이익 해소가 목표

증권수수료 개편, 과도한 독점이익 해소가 목표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거래 수수료 체계 전면개편 작업은 무엇보다 독점적으로 누리는 이익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증권 관련 기관의 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 증가에 비례해 급증했지만 적절한 제어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투자자 부담만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거래소와 예탁원이 2000년 이후 4차례 걸쳐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주식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수수료 인하는 미미해 수수료를 과다하게 징수해왔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거듭 요구해왔다.

◇감사원·여론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

거래소와 예탁원이 이번에 수수료 체계를 고치는 것은 감사원과 여론의 압박이 커짐에 따라 수수료 인하를 더이상 미루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거래소와 예탁원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누리는 것은 공공기관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비용원가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증권사들에 부과하는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규모 구간별로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거래 수수료율이 모든 증권사에 일괄적으로 0.33bp(1bp=0.01%)로 적용되는 현재 방식에서 거래대금 규모에 따라 차등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 경우 거래대금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혜택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을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수수료 개편은 감사원이 2010년 3월 증권거래제도 운영 실태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수수료 인하 폭에 비해 수수료 징수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2008년 주식거래규모가 1천595조원으로 1980년에 비해 1천569배 증가한데 비해 증권 유관기관 수수료율은 13분의 1 인하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8년 수수료 징수액은 1980년에 비해 120배 증가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인 같은 해 1월 거래소와 예탁원은 증권사들에 부과하는 거래 수수료율을 20% 낮춘 바 있다.

이후 거래 수수료율은 추가 인하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작년 11∼12월과 같이 시장 상황을 반영해 한시적으로 면제된 적은 있다.

◇대형 vs 중소형 증권사 혜택 `온도차'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적은 증권사들은 수수료율 차등화가 그리 달갑지 않다"며 "현재 금융당국이 대형 증권사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수수료율 차등 책정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인 만큼 증권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부작용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수료율을 거래대금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증시에서 채택되고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에 부과되는 수수료율이 인하되더라도 투자자들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경감돼야 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거래 수수료율이 낮아져도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부과하는 위탁 수수료율이 낮아지지 않으면 혜택이 고스란히 증권사들에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도 2010년 1월 거래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증권사들만 누렸다며 금융위원회에 위탁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감독강화로 거래소와 예탁원의 거래 수수료율 인하가 증권사의 위탁 수수료 등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 투자자들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거래소는 수수료율 인하뿐 아니라 전반적인 거래 시스템 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비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가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거래 효율성을 높여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