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 처음으로 7개의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성 장폐색 증후군'으로 소화를 못시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던 8살 소녀가 새 삶을 얻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8살인 은서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습니다.
만성 장폐색 증후군이란 희귀병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조은서(8세)/만성장폐색증후군 : 나는 밥 안 먹고 엄마랑 아빠랑 오빠만 먹었잖아. 그때가 슬퍼.]
[김영아/은서 어머니 : 소화가 안되니까 토하고. 조금만 더 한 수저 더 먹으면 토하고. 안 내려가서.]
영양주사로 삶을 이어왔지만 내부 장기는 물론 영양을 공급받던 혈관까지 손상되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새로운 삶이 열렸습니다.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게 된 겁니다.
제 역할을 못하는 간과 대장 등 7개의 장기를 떼어내고 뇌사자의 장기 7개를 동시에 이식받았습니다.
[김대연/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교수 : 강력한 면역억제제로 인한 합병증이 매우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은서는 모든 과정을 극복하고 현재 회복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은서는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지난해 장기이식을 신청한 사람은 11만 3천여 명.
그러나 실제 이식을 받은 경우는 전체 대기자의 2%인 2천 4백 여명에 불과합니다.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겹친데다 장기기증을 어떻게 신청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순일/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 : 우리나라 의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보니 이식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이식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줄 사람은 적잖아요.]
장기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