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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가짜 개 축사…보상금 지급 '눈덩이'

<8뉴스>

<앵커>

주택사업지구에 개 축사를 지은 뒤에 개 120마리를 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애견가도 아니고 보신탕 집도 아닙니다. 보상금을 노리고 그런 겁니다. 그런데 보상심사를 맡은 LH공사의 관리 감독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의 보금자리 주택 사업지구입니다.

사방에 텅 빈 개 축사가 널려 있습니다.

이곳이 LH 보금자리 주택 지구로 공고된 건 지난 2004년.

정부가 그 이전부터 영업을 하던 개 축사에는 보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온갖 불법이 판치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 공고 당시 촬영한 항공 사진입니다.

분명히 빈 땅이었는데, 이후 항공사진엔 곳곳에 개 축사가 들어섰습니다.

모두 보상기준 시점 이후에 급조된 것들입니다

[피의자/가짜 개 축사 운영 : (개장사가 아닌) 다른 일 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같이 살았어요. 자기들도 나가야 하는데 (보상 못 받고 ) 그냥 나가야 하니까 말이 안 되지 않느냐, 자기들도 보상해 달라고 한 거죠.]

보상을 더 받기 위해 전국에서 개를 120마리나 빌려와 채워 넣은 업자도 있었습니다.

[근처 개 도매시장 상인 : 이 울타리 안이 다 개장사하는 사람들이니까 그 사람들한테 빌린 모양인데… 개장사는 안 했어요, 그 사람은.]

LH공사가 실사에 나선 건 6년이나 지난 2010년.

모두 2004년 이전에 지은 축사라고 둘러댔습니다.

이들은 친척들을 동원해서 이 작은 축사를 10곳으로 쪼개, 각자의 명의로 운영했습니다.

축사 한 곳 당 7000만 원에 달하는 상가 분양권과 영업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가짜 개 축사로 보상금을 챙긴 사람은 62명, LH 공사가 지급한 현금 보상금만 6억5000여만 원에, 상가 분양권도 47개나 돼 모두 39억여 원이 부당 지급됐습니다.

LH 측은 실태 파악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LH 공사 관계자 : 어떤 죄목이라고 밝혀진 게 아니고 단순히 경찰에서 조사만 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 결과를 바라볼 뿐이지….]

경찰은 LH 직원이 항공사진 등의 자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보상금은 고스란히 아파트 입주민들의 분양 대금으로 전가돼 입주민 피해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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