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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정부 말만 믿다가…밀 재고 쌓여 울상

<앵커>

정부가 밀 재배를 장려하면서 최근 국산밀 재배 면적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소비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재배 농민들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합 창고에 밀 가마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수확한 밀을 아직도 팔지 못해 쌓아 놓은 겁니다.

창고에 남아 있는 물량만 1000t, 수매대금을 받지 못한 농가는 빚까지 졌습니다.

[이한섭/밀 재배농가 : 지금 현재 1000만 원 밀값을 받지 못해서 거기에 대한 영농자금을 상환하는데 애로가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국산 밀 재고가 늘어나게 된 데는 대기업과 정부의 책임이 큽니다.

지난 2008년부터 수입 밀값이 크게 올라 국산 밀과 가격 차가 좁혀지자 대기업들은 잇따라 우리 밀 수매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농식품부도 1% 안팎인 밀 자급률을 2015년에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 때문에 2008년, 600ha에 불과했던 밀 재배 면적이 지난해에는 5500ha로 9배 가까이 급증해 올해만 전국적으로 4만t의 재고가 쌓였습니다.

수입 밀값이 떨어지자 대기업들은 약속만큼 수매량을 늘리지 않았고, 밀 재배를 독려했던 농식품부는 이제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 : (우리 밀)소비 촉진이라든가 이런 걸 하려면 정부에서는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WTO 협정이라든가 저촉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끔 자조금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재병/김제 우리밀영농조합 대표 : 아무런 계획 없이 뭔가 농사만 지어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식량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밀을 넓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데, 그 대책이 없다는 거에요, 실질적인 대책.]

군이나 학교급식 납품 등 획기적인 소비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올해 6월 수확기에는 재고가 더 늘어나 우리 밀 생산 기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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