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민통선 안에 있는 강원도 철원 토교 저수지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유명합니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이곳에서 낚시대회가 열려서, 900명이 몰려들었는데요. 꼭 천연기념물들이 사는 이곳에서 낚시대회를 열어야만 했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G1 강원민방, 김기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겨울 철새들의 낙원.
민통선 안 철원 토교저수지 얼음판이 강태공들로 뒤덮였습니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지만, 낚시대회를 위해 4시간만 개방됐습니다.
낚시대회에 참가 인원만 900여 명.
지난 1976년 토교저수지가 완공된 후 이같은 대규모 얼음낚시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낚싯꾼들은 자리를 잡자마자 얼음부터 깨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대회 참가자 : 뭘 잡으려고 온 게 아니고, 한 번쯤은 낚시하는 사람들은 처음으로 해보는 지역이라 그런 것도 있고.]
토교저수지는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철새도래지로 지정된 곳입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 202호인 두루미는 매년 300마리 이상 찾아오고 있는데, 지구에 남아 있는 두루미 가운데 30%가 넘습니다.
환경파괴 논란이 일었지만 대회는 강행됐습니다.
[대회 관계자 : 지역사회 발전도 있고, 서울 사람들이 와서 이용을 해줘서 (지역에) 약간 도움을 주지 않을까하는 그런 취지에서 시작됐고…]
철원군과 지역 주민들은 낚시대회가 철새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백종한/철원군 주민 : 새를 보호를 하면서 인간의 소득면도 생각을 해야지…]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번 대회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이승은/생태지평연구소 : 보전을 하면서 사람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해야하는데, 이런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시는 여기가 생태적으로 건강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900여 명의 참가자들이 4시간 동안 잡은 베스와 블루길, 누치 등은 모두 합해 20여 마리.
겨울 철새 도래지에서 꼭 열어야 하는 대회인지 일부 참가자들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종현(G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