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1천 원 짜리 두 장으로 짜장면 먹고, 원두커피까지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 아끼고 안 쓰는 '불황형 소비'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고양시의 한 중국음식점.
영하의 날씨에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 990원, 기존 가격의 1/3로 확 낮춘 덕분입니다.
[백소현/경기도 파주 : 990원짜리 짜장면 있다고 해서 내비 찍고 같이 왔어요. 가격에 비해서 맛도 꽤 괜찮고 양도 푸짐해서 괜찮은 거 같아요.]
990원짜리 커피도 등장했습니다.
하루 매출이 400만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값이 싼 제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인 라면의 경우, 주요 대형마트 두 곳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2008년 12월 이후 37개월만에 가장 저조했습니다.
[윤영희/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 : 봄 신상품이 지금 한창 많이 나가야 될 땐데, 지금 작년 대비해서 10~20% 정도는 감소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지갑을 닫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생활비 등을 충당하느라 저축도 갈수록 줄이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2월 1조2천억 원 줄어든 은행권 총수신은 지난달에는 감소액이 1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정부는 올해 예상되는 수출 부진을 내수 활성화로 타개한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