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품 소비 시장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지식경제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용 명품관을 둔 현대·롯데·신세계 등 고급백화점 3곳의 작년 명품 매출이 전년보다 19.8% 급증했다.
재작년 명품 매출 증가율 12.4%와 비교하면 크게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경기부진이 지속된다면 명품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백화점 매출 명품열풍 덕 톡톡히 봐
국내에서는 명품 매장의 80% 이상이 백화점(면세점 제외)에 입점해 있다. 따라서 백화점에서의 매출 증가는 국내 명품 시장의 성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작년에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도 명품 매출 급증세가 이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고소득층의 소비 경향이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의 바로 아랫단계인 중상위층이 명품소비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백화점이 성장한 이유는 경제 사이클이 최저점을 지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소비심리 개선으로 고소득층의 꾸준한 소비가 이어졌고 중상위층 또한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또 "특히 지난해 1~3분기의 명품 성장률은 23.8%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소비 추세가 이어지면 현재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HMC투자증권 박종렬 수석연구원은 "명품 소비는 계속 급증할 것"이라며 "경기 전망에 따라 성장률이 다소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명품의 성장세는 백화점 성장률의 2배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제조업체나 백화점들은 명품 매출의 비중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통 전문가들은 백화점 매출의 15~20%가량을 명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층 확대, 계층별 소비 양극화에 더해 가치소비 경향,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의 요인까지 결합하면 명품 시장의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
◇유통업종 영업익 올해 18% 성장 예상
유통업종은 경기 사이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고소득층과 중상위층의 꾸준한 고급상품 소비 덕분에 올해 실적면에서 다른 업종에 비해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중 신세계 등 유통업체 7곳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평균 2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186개 상장사는 평균 1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환경 개선으로 큰 폭의 실적회복이 예상되는 대형사가 포함되면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266%, 258%, 121%로 집계된 운송, 유틸리티, 하드웨어 업종을 제외하면 유통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이들 3개 업종을 제외하면 소프트웨어(43%), 반도체(34%), 미디어(29%), 제약·바이오(21%)만이 유통업보다 높은 성장세를 예고했다.
상업서비스(-23%), 자본재(-0.6%), 소재(1%), 통신서비스(5%)는 한자릿수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힘든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은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명품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 재작년부터는 고급 의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 매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기준으로 신세계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2천139억원으로 21%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 뒤를 이어 현대백화점 17%, CJ오쇼핑·현대홈쇼핑 각 15%, 하이마트·GS홈쇼핑 각 13% 등 모두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이 점쳐졌다.
◇명품 성장 거품 붕괴 우려도
하지만, 명품 매출 성장세가 조만간 정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사실 유통사를 둘러싼 외적인 환경은 좋지 않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이 3.3%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고, 가계부채의 심화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 가격 정체로 소비심리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이 커지려면 매장과 인기 브랜드가 더 많아져야 하지만 양쪽 모두 `명품'이라는 특성상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의 명품 매출액 증가는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은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로 한 백화점과 거래하는 명품제조사는 매장 확대보다는 가격 인상으로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보다 명품 시장이 먼저 성장했다가 정체기를 맞은 일본의 사례를 거론하기도 한다.
동양증권의 한상화 연구원은 "일본의 명품시장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다 2006년 중반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경제위기와 시장 포화, 고가의 무형상품 선호 현상 때문에 명품시장의 거품이 꺼진 일본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식지않는 명품 열풍…소비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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