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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깨고 택시 대신 뚜벅이…지갑 꽁꽁 얼었다

<8뉴스>

<앵커>

이렇게 소비자들의 소비형태가 불황형으로 바뀐다는 건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저성장 쇼크를 불러왔습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2008년 12월 이후 37개월 만에 저조했습니다. 자동차 내수 판매도 넉 달째 마이너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행진입니다. 생활비가 모자라 예금 적금을 깨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겁니다.

박민하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대기업 사옥.

건물을 둘러싼 빈 택시들의 행렬이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이규대/택시 기사 : 많이 줄었어요. 피부에 와 닿습니다. 두서너 시간 더 해야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거든요. 목표 달성 못 하고 들어가는 날도 많습니다.]

꽁꽁 언 소비심리 탓에 백화점도 울상입니다.

경기에 민감하다는 여성의류 매장들은 날씨만큼 썰렁합니다.

[윤영희/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 : 봄 신상품이 지금 한창 많이 나가야 될 때인데 지금 작년 대비해서 한 10~20%는 감소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설 연휴 이후 약 2주간 이 백화점의 패션의류 매출 증가율은 5%로, 지난해의 1/4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목돈이 들어가는 내구재 시장은 더 얼어붙었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 증가율은 마이너스 20%, 2009년 1월 이후 36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지용태/자동차 영업직원 : 전화 통화도 더 많이 해야 되고 실제로 만나서 많은 설명을 드리면서 계약을 유도해야 되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는 지갑을 오픈하기가 꺼려하시는.]

지갑을 닫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생활비 등을 충당하느라 저축도 갈수록 줄이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2월 1조 2000억 원 줄어든 은행권 총수신은 지난달에는 감소액이 1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불황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덜 쓰고 덜 즐기는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올해 예상되는 수출 부진을 내수 활성화로 타개한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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