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상당수가 수시로 쓰는 신용카드에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한다.
신용카드사들이 골프장, 현대자동차 등 대형 가맹점에는 수수료율을 낮게 매기면서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는 좀처럼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보면 골프장, 주유소는 1.5%다. 3% 초반인 숙박업과 2% 초반인 대중교통 등과 큰 격차를 보인다.
전체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 2.06%에 비해서도 많이 낮다.
카드사들은 30여년 전 정부가 정해준 카드 수수료율 체계를 유지해왔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카드가 대중화한 덕분에 수익이 급증한 만큼 수수료율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는다.
카드사들은 연간 매출 2억원 미만 사업자 수수료율을 올해부터 1.8%로 내린다는 방침이나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연매출 2억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월 100만원 정도 수익을 올리는 영세 사업장이다. 극소수 업주 이외에는 수수료 인하 혜택이 없는데도 정부와 카드사들이 생색을 낸다"고 비판했다.
대기업 계열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노골적으로 차별한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는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45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23개 업종에서 수수료 상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인 롯데마트에는 1.7%의 파격적인 수수료 특혜를 준다.
현대카드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에 1.7%의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으나 서민 업종에는 평균 3%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삼성카드는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 0.7%의 낮은 수수료율을 물려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카드사가 얻는 수익의 99%는 사회적 수익이어서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1.5% 상한선 도입 등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사회적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카드업계에 일침을 놓았다.
오 대표는 "국민정서와 시장 경쟁을 운운하면서 차별이 합당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야말로 국민 정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공정거래법 위반이다"고 질타했다.
벼랑 끝에 몰린 카드업계는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제시했으나 반응은 싸늘하다.
여신금융협회는 다음달 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한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서 상반기에 카드사의 고정비용을 반영해 정률로 매기는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수수료 체계 변경으로 수익이 급감하면 회원 부가서비스를 대폭 축소할 방침이라 가맹점의 부담이 회원에게 전가되는 조삼모사(朝三暮四) 모양새가 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롯데카드 등 대부분 카드사가 놀이공원, 극장 등의 혜택을 축소했다.
카드업계는 이런 현상을 수수료 인하에 따른 당연한 귀결로 간주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공기업이 아니라 사기업이어서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면 고객 혜택을 없애 그 손실을 메우게 돼 결과적으로 고객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카드사들도 대기업엔 약했다…수수료 '특혜'
금융소비자협회 "카드사 수익 사회에 환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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