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의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2008년 옛 한나라당 전대 당시 당원협의회 간부들에게 현금을 전달하라고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안병용(54)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을 3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전대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천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안 위원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들 구의원으로부터 "안 위원장이 돈을 돌리라고 지시하며 2천만원을 줬지만, 우리끼리 논의해본 결과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해 다음 날 그 돈을 되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구의원들은 안 위원장이 돈 봉투 전달 대상이라며 건넸다는 서울지역 48개 당협 위원장 명단도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구의원들이 제시한 명단에는 당시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이름이 적혀 있었으며 일부 위원장의 이름 옆에는 '○' 표시가 적혀 있었다.
구의원들은 48개 당협 중 30곳에 돈 봉투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 있던 당협위원장 명단을 파기했으며 검찰은 이를 증거인멸 시도로 파악했다.
안 위원장은 이 명단이 돈 봉투 전달용 리스트가 아니라 성향분석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구의원 중 김모씨는 당시 동료들과 함께 박희태 후보 캠프가 있던 여의도 대하빌딩에 모여 있다가 안 위원장과 함께 4층으로 올라갔고 그때 상황실장이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의 책상 위에 있던 돈 봉투를 들고 내려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위원장을 상대로 돈 봉투의 출처를 캐물었으나 안 위원장은 "돈 봉투 자체를 돌리라고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구의원의 관련 진술이 나옴에 따라 김효재 수석이 돈 봉투 전달 과정 또는 지시에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김 수석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계인 안 위원장은 2008년 18대 총선 때 이 의원과 나란히 서울 은평구 갑ㆍ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이후 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서울=연합뉴스)
'돈봉투 전달지시' 안병용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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