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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노체인, 스프레이가 쇠사슬보다 낫다니!

[취재파일] 스노체인, 스프레이가 쇠사슬보다 낫다니!

지난 연말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날 하필 강원도에 가족여행을 갔습니다. 미시령 터널 쪽으로 가려는 순간 경찰이 차를 막고 스노 체인을 장착해야만 지나갈 수 있다고 통제를 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앞에는 시중 가격의 2배로 체인을 파는 트럭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눈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우레탄 체인을 준비해 뒀고,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임시방편으로 쓰려고 스프레이 체인도 사 둬 시간은 걸렸지만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낑낑대며 눈을 맞으며 체인을 장착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많은 분들의 상식과 다른 실험결과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눈길 안전장치에 관해 실험을 했습니다. 스노 타이어와 스노 체인, 그리고 첨단 차체제어장치인 VDC(ESP) 등이 눈길에서 급정거를 할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취재를 해 보니 스노 타이어는 확실히 일반타이어 보다 제동거리를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중형차 2대를 가지고 시속 50킬로미터로 3차례 반복 실험을 했는데 스노 타이어가 일반타이어보다 제동거리가 평균 7.1미터 짧았습니다. 평균 7.1미터라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횡단보도 넓이가 4~8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급정거 할 때 횡단보도의 보행자를 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스노 타이어가 일반 타이어보다 좋다는 것은 다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의외였던 실험은 스노 체인 종류 별로 제동거리 감축 효과를 측정한 것이었습니다. 일반 타이어에 쇠사슬, 우레탄, 직물, 스프레이 등 4가지 스노 체인을 장착하고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급제동하는 실험이었고 역시 3차례 반복 실험을 했습니다. 아마 대부분 쇠사슬 체인이 가장 뛰어난 제동거리 감축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결과는 모기약처럼 뿌리는 스프레이 체인의 압승이었습니다.

쇠사슬 체인보다는 2배 가까이 제동거리를 단축시켰고, 우레탄 체인보다는 3배 이상 뛰어난 성능을 보였습니다. 물론 4바퀴 모두에 골고루 뿌려야 했지만 제동거리 단축 성능은 30분 정도까지는 그대로 유지됐고 그 이후부터는 성능이 떨어져 다시 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체인보다 1/10도 안 되는 가격과 체인을 장착하고 다시 제거하는 불편함을 감안하면 스프레이 체인을 '임시방편' 이라고 생각하고 천대할 일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식을 깬 또 다른 실험 결과는 첨단 주행장치라는 VDC(차량자세제어장치)와 ABS의 눈길에서의 제동 효과였습니다. 기대와 달리 제동거리에 있어서는 이 두 장치 모두 별다른 감축효과를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이 장치가 없는 차량과 비슷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눈길 곡선주행에 있어서는 VDC 장치가 있는 차량이 없는 차량에 비해 안정적인 주행을 했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눈이 오거나 이른 아침 결빙된 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2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눈길 사고는 같은 사고라고 하더라도 사망자나 부상자를 7~80%씩 증가시킨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귀찮더라도 간단한 안전장치 하나 준비하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 스노 타이어는 스케이트장처럼 꽁꽁 언 빙판 길에서는 효과가 절반 이상 떨어진다고 하니 이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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