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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수입 화장품 가격인상…중저가 화장품의 반격

가격만? 품질도!

[취재파일] 수입 화장품 가격인상…중저가 화장품의 반격

수입화장품 일제히 가격인상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라'는 한 화장품 광고 문구처럼 화장품은 여성뿐 아니라 요즘은 남성들도 매일 사용하는 필수 소비재죠. 그래서 가격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입 명품 화장품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관세청의 화장품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화장품의 총액은 10억 9458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9억 679만 달러에 비해 20.7% 증가했습니다. 가격이 올라도 '한국에서는 명품 불황이 없다'는 점을 노린 꼼수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건 이때문입니다.

수입업체들은 인건비와 현지 원료값 상승, 환율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값을 올린 거라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도 수입 화장품 가격 대부분을 유통비용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실제 식약청 등의 조사결과 17만9천 원에 수입된 프랑스산 화장품은 판매가가 85만 원, 8천9백 원짜리 일본산 향수는 5만3천 원에 판매됐습니다. 수입 원가보다 무려 6배나 비싼 건데, 이 차액의 대부분이 유통마진이라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이런 수입 화장품 가격의 고공행진 속에 중저가 화장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산 중저가 화장품의 반격 "일단 한번 써보시라니까요"

 

'빈병 갖고 오시면 새병 드립니다' 요즘 화장품 업계에 불고 있는 '공병 이벤트'인데요, 홍보뿐 아니라, 매출 신장에도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공병 이벤트는 '미샤'가 신제품 '타임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수입 화장품인 SK2 에센스 빈병을 가져오면 이 제품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펼치면서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이벤트 기간 동안 3만 병이 팔렸고, 현재 미샤 전체 제품 중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니 효과를 톡톡히 본 셈입니다. 이어서 '닥터 자르트'와 브랜드숍 '아리따움' 역시 레티놀 문구가 써 있는 제품을 가져오면 자사의 레티놀 제품을 준다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아예 특정 제품과 비교 사진을 광고로 사용해 '대놓고' 비교해 보라고 광고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는 상당히 과감하고, 공격적입니다. '우선 한번 써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공짜 물량공세까지 퍼붓는 이유는 화장품의 경우 의외로 선뜻 새 제품으로 바꾸기가 어려운 품목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특히 중저가 화장품이 취약한 분야인 기초화장품과 기능성 제품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비싸야 좋을 것 같은 소비자들의 막연한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것이지요.

"직접 써보니, 괜찮네"



중저가 브랜드 시장 (중저가 국산 화장품 가운데, 한가지 브랜드를 판매하는 '원브랜드숍')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간 급성장해 지난해 매출이 1조 천7백억원으로 한해 전에 비해 무려 32.1%나 성장했습니다. 이런 성장배경에는 뷰티 전문 TV프로그램, 파워블로거들의 파급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입소문과 광고에 주로 의존하던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이지요. 한 뷰티 전문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와 사용자들이 직접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화장품 순위를 가리는데, 고가의 제품보다 1~2만원 대의 저가 제품이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화장품 파워블로거들이 직접 올린 사용기 역시 '명품 브랜드 화장품 = 최고급 품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가격'만이 아니라 '품질'로도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는 국산 중저가 화장품. 사실 일찌감치 해외 관광객 사이에서는 '명품'으로 통하고 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저평가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몇 년 간 급격히 성장한 배경은 낮은 가격은 유지하고, 품질을 높인데 있습니다. 포장을 줄이고, 로드숍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유통마진을 줄인 대신 제품 연구에 대한 투자를 10~30% 가까이 늘리면서 품질을 높인 겁니다.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업계는 수입 제품의 가격 인상과 경제 불황 속에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오히려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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