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전격 승인
금융위원회는 당초 론스타의 산업자본 판단 이후 시간을 두고 하나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예정이었지만,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한꺼번에 처리했다. 재무건전성이나 인수자금 조달의 적정성,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 11월 인수 추진을 선언한 후 우여곡절 끝에 1년 2개월여 만에 외환은행을 품에 안게 됐다. 출범 20년 만에 국내 2위 금융지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
1971년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으로 시작한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91년 하나은행 출범,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에 이어 외환은행 인수까지 성공하면서 40년 만에 거대금융그룹으로 도약한 것이다. 결과를 예견하고 아침부터 표정관리 하느라 바빴던 하나금융은 김승유 회장이 직접 회견에 나선 자리에서 "축하해 주시러 오신거죠?"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외환은행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말로 반발하는 노조를 다독이고, 후임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말로 여지를 남겨뒀다.
"론스타, 산업자본이지만 금융자본?"
김석동, 정공법 택했지만 후폭풍 거셀 듯
'변양호 신드롬'으로 불리는, 13년간 한국 금융계를 뒤흔들었던 론스타의 악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석동 위원장이 정공법을 택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만큼 시간을 끌었으니 이제는 힘만 빼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결론을 내리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쳐 법적 검토를 거쳤다면서도 “론스타는 산업자본이지만, 산업자본이 아닌 것으로 하자”는 애매한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문제가 됐던 일본 자회사 PGM의 자산을 고려하면 론스타의 비금융자산은 2조원을 넘어 산업자본에 해당하지만 입법취지와 신뢰문제, 다른 외국 금융사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지금 주식처분 명령을 내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결국은 론스타에 면죄부를 주었다. 금융당국 스스로 법령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금융당국은 론스타가 제출하는 자료를 토대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변명도 덧붙였다.
어찌됐든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사들인 지 8년여 만에 4조 6천억원의 차익을 챙기고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게 됐다.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는 론스타에 세금을 원천징수하겠다고는 하지만, 론스타가 불복해 소송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
이른바 '먹튀'의 대명사로 불리던 론스타. 1998년 외환위기 직후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 2003년 외환은행을 사들이면서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에 배당금과 매각 차익까지 막대한 수익을 챙겨 한국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 그리고 김석동 위원장 사퇴 요구, 국정조사와 청문회까지 공언하며 으름장을 놓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론스타가 떠나도 한국은 여전히 거센 후폭풍에 시달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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