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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집 값 하락세는 끝난다?

[취재파일] 집 값 하락세는 끝난다?

주택금융공사 서종대 사장. 참여정부 시절 주택국장 등을 역임하며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인물. 그래서 2007년 서종대 당시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되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는 2005년 무렵부터 '우리나라 주택시장 10년 주기설'(10년 단위로 집 값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주장, 즉 약 5년간 오르면 이후 5년간 하락세를 보인다는 주장)을 배경으로 "향후 5년 동안 집 값은 안정될 것"(실제 염두에 둔 표현은 '집 값은 앞으로 떨어질 일 밖에 없다'였을 것이다.)이라고 얘기해 왔다. 당시에는 참여정부의 집 값 대책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자 내놓은 일종의 '엄포'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많았던 게 사실. 그러나 2006년 꼭지를 친 집 값은 2007년부터 떨어질 일 밖에 없었다.

최근 그를 만났다. 그는 '주택시장 터닝포인트가 올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등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부터 집 값이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제 부동산은 끝났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이단적인 주장. 서종대 사장의 집 값 상승론은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집 값 사이클과 주택수급의 원리에 기대고 있다. 그가 말하는 근거는 대강 이렇다.

"우리나라 주택시장 역사를 보면 보통 5년 정도 상승하고 5년 정도 하락해 왔다. 최근 5년 동안 하락세였다. 올해는 그 5년이 끝난 시점이다."

"통상 매년 45만~48만 호가 건설돼야 주택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현 정부 들어 매년 평균 38만 호 밖에 건설하지 못 했다. 공급부족이 누적된 상태다."

"최근 전셋값 상승을 보라. 전세는 대표적인 수급 지표다. 2~3년 전셋값이 오른 경우 그 다음 매매 시세 상승으로 연결되는 게 통상적인 경험이다."

자금 흐름이나 금융환경도 집 값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시중 부동자금이 500~600조에 달한다. 금리는 낮고 주식시장 역시 경기 둔화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 해외 변수로 인해 지난 1~2년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득세했던 금융투자업계의 논리, 즉 '부동산은 끝났고, 이제는 금융투자의 시대'라는 논리도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는 부동산 투자의 시대가 왔다고 얘기하는 것일까?

"나는 투자로서 주택을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내 집 마련은 가장 기본적인 복지의 문제다. 가정이 영위되는 집이라는 건 다른 자산, 특히 금융자산과 동일시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집을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고, 주택보급률도 100%를 넘었기 때문에 집 값이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에도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우리보다 주택보급률이 높은 나라에서도 집 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집 값은 상승과 하락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기 마련이다. 어떤 분위기에 편승해 계속해서 내 집 마련을 미루고 금융투자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대세 하락의 근거로 인구 감소와 은퇴 세대 증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폭발 직전의 가계부채 문제 등을 들고 있다. 상당히 그럴듯한 근거들이다.

하지만 경제는 돌고 도는 것, 어쩌면 서 사장의 주장도 5년 전처럼, 약간의 시차를 두더라도 맞아떨어질 지 모른다. 정치의 해, 부동산 규제를 풀자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것도 사실. 아무도 아니라고 하는 지금, 집 값 하락을 외쳤던 옛 주택 전문 관료의 예언이 적중할 지 관심을 끈다.

사족이지만 서 사장의 주장을 전하는 건 이런 주장도 있다는 것을 소개하기 위함이지 부동산 투자를 부채질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해 둔다. 중언하자면 서 사장 얘기의 뉘앙스는 무차별적이고 전반적인 집 값 급등이 아니라 대표적인 지역의 안정적인 상승세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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