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암살당했던 댈러스 방문 이후 일정에 대해 "힘든 날(tough day)"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말은 의도되지 않았지만, 불길한 예언이 되고 말았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박물관은 이날 케네디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 등을 녹음한 비밀 테이프 중 마지막 45시간 분량을 공개했다.
비밀 녹음에는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 경쟁, 베트남 전쟁,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재선 전략,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내용과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이들 소리가 담겨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백악관의 한 참모와 1963년 11월22일로 예정된 텍사스주 댈러스 방문 계획 등에 대해 얘기했다.
케네디는 텍사스에서 돌아온 이후 11월25일 일정에 대해 "월요일? 힘든 날이 되겠군(Monday? Well, that's a tough day)"이라고 말했으며 참모도 "고된 하루입니다(It's a hell of a day, Mr President)"라고 대답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댈러스에서 시가행진하던 중 총탄을 맞아 암살당했고 그의 장례식은 11월25일 엄수됐다.
녹음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교적 고민도 담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당시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였던 포이 쾰러에게 "미국과 소련이 달 착륙 시기에 대해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첫 인공위성 발사와 첫 우주인 배출에서 소련에 뒤졌던 미국은 당시 달 착륙에서만은 소련을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에 대한 참모들의 의견이 극단적으로 엇갈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있다.
베트남 전황 파악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 장군이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한 외교관은 안정적이지 않다고 보고하자 케네디 전 대통령은 "같은 나라에 다녀온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재선을 계획 중이었던 케네디 전 대통령은 한 참모와 젊은 유권자들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케네디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번영을 호소할 수 있지만, 보통의 젊은이들에게 번영은 제로(0)다"면서 "대부분이 부유하지 않고 정말 부자들은 우리를 싫어한다"고 토로했다.
케네디는 정당 조직과 유권자의 단절을 지적했고 1964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흑백 대신에 컬러로 녹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녹음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이들인 캐롤라인과 존 F. 케네디 주니어도 등장한다.
당시 백악관을 방문한 소련 외무장관 안드레이 그로미코는 케네디의 아이들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아이들"이라고 케네디에게 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 니키타 흐루시초프가 강아지 '푸신카'를 선물했다면서 "너희도 이제 강아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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