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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고 싶다"…단기 출가학교 입소자 몰려

<8뉴스>

<앵커>

세상 일 시달리다 보면, 머리 깍고 절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들죠? 그런데 나 자신을 찾기 위해 실제로 머리를 깎고 한 달 동안 고된 수행을 하는 단기 출가학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면접까지 치른 남녀 53명이 단기 출가학교에 입소했습니다.

[홍석경(25)/경남 창원시 : 자기 자신의 모습, 스스로 제대로 잘 바라보는 자신을 원한다고 해야 하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삭발식.

속세의 번뇌를 상징하는 무명초, 즉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입니다.

입고 왔던 옷을 벗고, 행자복을 걸치면서 4주간의 혹독한 수행이 시작됩니다.

눈 덮인 전나무 숲길에서 세 걸음마다 한 번씩 차디찬 바닥, 가장 낮은 곳에 몸을 낮춥니다.

새벽 4시, 어김없이 예불이 시작되고, 108배와 참선으로 지난 속세의 삶을 되돌아 봅니다.

[이종희(26)/경기 부천시 : 첫 번째 주가 제일 힘들었고, 여기서 하는 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것은 허리가 아픈 거?]

낮에도 강의와 참선이 이어지는 수행의 연속입니다.

[이우형/제주 제주시 : (무언가를 얻거나, 찾으시거나, 버리거나 하셨습니까? 성과가 있나요?) 아직도 '나'를 찾기 위해 노력 중.]

[홍석경(25)/경남 창원시 : 조금씩 행동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행을 마무리할 날이 어느새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출가자들에겐 일상에서 만족하는 법을 익힌 게 가장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정명지/22, 대구 범물동 : 밥이 참 맛있고요, 잠이 참 달고요, 일단 그것만으로도 내가 정말 마지막에 잃어 버린 것들이 돌아오고….]

지난 7년간 1500여 명이 단기출가학교를 다녀갔습니다.

이 가운데 140여 명은 실제로 출가해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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