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2008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불편한 설 연휴를 맞게 됐다.
박 의장은 설 연휴 때 한남동 공관에만 머물지 않고 지방을 찾을 계획이라는 게 20일 국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한 박 의장이 주변 지인들을 두루 만나 이번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상황변화에 따른 판단·결정을 위해 장고(長考)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전날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 비서실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박 의장 주변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임에 따라 박 의장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검찰 및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설 연휴 직후 어떤 형태로든 박 의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의장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민주통합당은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했고, 한나라당 역시 '엄정 수사'를 촉구하며 사실상 박 의장의 사퇴에 무게를 실은 상태다.
따라서 박 의장으로서는 거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박 의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는 있지만, 의장직을 즉각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의장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현재 얘기하라고 한다면 '모르는 얘기'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한 점은 일단 의장직 사퇴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읽힌다.
박 의장 주변에서도 "박 의장을 범죄자로 모는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검찰로서도 입법부의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조사의 불가피성을 부인하진 않으면서도 조사 방식 등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조사를 진행한다면 박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하지 않은 이상 서면조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박 의장 측에서는 박 의장의 `친정'인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즉각적인 수사 의뢰는 그렇다 해도 어제(19일) 박 의장을 제껴놓고 정의화 국회부의장을 내세워 본회의를 개최하는 등 박 의장과의 관계를 단절하려 하는데 대해 박 의장 측이 불편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희태 국회의장 설연휴 거취 '장고'
여야 사퇴 압박 속 설연휴 지방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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