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라고 아시죠? SNS 매체를 활용한 전자 상거래 방식의 일종으로 공동 구매자를 모아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자와 중개하는 인터넷쇼핑몰인데요, '나무'라는 부산의 한 소셜 커머스 업체가 연말연시 상품권 판매 수요 증가를 노리고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대폭 할인해 판다고 속여 전국의 구매자들로 수십억 원대의 대금을 받아 챙긴 뒤 업체 대표가 잠적하는 사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현재 전국의 경찰서에서 피해 신고를 받고 있는데 아직 피해규모가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천여 명에 4,5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적게는 4,50만 원 대에서 많게는 최고 1억 8천여만 원까지 피해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중부경찰서에서 피해자 5명을 만나 확인해 보니 백만 원 이하 2명, 1~2백만 원 사이 1명, 4백만 원대 1명, 5백만 원대 1명이었습니다.
이 업체는 어떤 식으로 사기를 친 걸까요? 이 업체는 먼저 유명 언론매체에 홍보를 했습니다. ISO 인증을 받은 믿을 만한 소셜 커머스 회사라고 적극 홍보를 한 뒤 구매자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업체 대표 33살 박 모 씨는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도깨비쿠폰 닷컴' 사이트를 통해 롯데와 신세계, SK, GS 상품권 등을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를 했는데요, 판매 수법이 기발했습니다.
박 씨는 할인 상품권을 지불한 금액만큼 바로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1차 모집, 2차 모집, 3차 모집 등의 수법으로 구매자들을 계속 모으면서 각 모집 때마다 할인 상품권을 3~5회씩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게다가 1차 모집 때는 할인율 12%, 2차 모집 때는 20%, 3차 모집 때는 25%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내세워 모집을 했습니다. 또한 분할 지급 기간도 1차 모집 때는 최장 5개월 2차 때는 4개월 3차 때는 3개월 분할 지급 등의 수법을 사용했는데요, 당연히 구매자들은 할인율이 높고 지급기간이 짧은 3차 모집에 구미가 당기게 마련이었고 박 씨는 이 점을 노렸습니다.
박 씨는 구매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도록 지난 달 1차 모집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상품권을 정상적으로 배달했습니다. 당연히 의심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졌습니다. 이 업체 대표는 자신의 사기 행각에 피해자들도 이용했습니다. 피해자 강 모 씨는 경찰 진술에서 1차 상품권을 배달한 뒤 회사 측에서 상품권을 배달 받았다는 칭찬 수기를 홈페이지에 써 주면 추첨을 해서 만 원권 상품권을 무료로 주겠다고 해 많은 사람들이 칭찬 수기를 적었다고 했습니다. 또 언론에도 접근해 괜찮고 믿을 만한 소셜 커머스 업체라는 홍보를 하며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결제방식은 철저히 현금으로 하도록 했습니다. 이벤트 상품이라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면서 무통장 입금만 받아 왔습니다. 대표 박 씨는 이런 수법으로 입소문을 내면서 사람들을 모은 뒤 2차 상품권을 배송하지 않은 채 지난 13일 금요일 밤 잠적했습니다. 이 업체 사무실을 가보니 대표 박 씨는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는 물론 관련 서류조차 모두 가져간 상태였습니다. 물론 박 씨의 집에도 이미 장부 등 관련 증거물이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철저하게 치밀한 사전계획을 세웠던 겁니다.
경찰은 박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와 함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습니다.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하고 직원 3명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 직원들은 "40억 원 이상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며 "박 씨가 평소 손해보고 상품권을 팔지만 회원이 늘어나면 수십억 원을 받고 회사를 팔아 손해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주유 상품권의 경우 대량 구매를 하더라도 할인율이 3~5%에 그치는 등 시중가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셜 커머스업체가 비정상적인 할인 폭을 제시할 경우 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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