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네, 선박사고 소식 하나 더 전해드리죠. 영화 타이타닉을 연상하게 했던 이탈리아 유람선 참사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선장과 승무원의 행동이 한마디로 한심했습니다.
구조된 한국인 승객들을 이주상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기자>
좌초 직후 유람선 내부.
승객들이 구명 조끼를 입은 채 줄을 서있습니다.
아직은 사태 파악을 못한 채 불안한 모습인데.
안내 방송은 딴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유람선 안내 방송 : 승객여러분, 현재 전기계통에 이상이 생겨 기술자들이 복구중입니다.놀라거나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려 주십시오.]
[백미혜/유람선 승객 : 그냥 잠시 정전됐고, 승무원들도 자주있는 일이다 이런식으로 저희를 안심시키니까 저희는 딱히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잠시 뒤 배가 기울어지면서 유람선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두기로 : 암흑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그 위로 올라가야 산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밧줄을 붙잡고 올라가거나 사다리를 붙잡기만 하면 자기가 살겠다고 아무도 못 올라가게 막는 거예요.]
영화 타이타닉호를 연상시키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영국 : 타이타닉에 보면 총으로 승무원이 못 타게 나중에는 발포를 했단 말예요. 실제로 그런 상황까지 왔었어요.]
다급해진 승객들은 차디찬 겨울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실종됐습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안전을 챙기기는 커녕 저 살기에 바빴습니다.
[김승수 : 이거는 자기네들이 타야되는 배다. 이거는 크루 온리 배이기 때문에 승객들은 다른 데 가서 배를 타라.]
유람선 선장은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먼저 배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러고도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합니다.
[셰티노/유람선 선장 : 승객들이 거의 다 빠져나왔다고 여겼습니다.]
경찰은 이 선장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한국인으로는 마지막으로 구조된 신혼부부, 한기덕, 정혜진 씨 부부.
매서운 바람과 암흑 속에서 몇 조각 과자와 물로 버텨낸 서른 시간이 악몽과도 같습니다.
[정혜진 : 복도에서 저희가 발견이 됐어요. 저희가 계속 왔다갔다 했던 그 복도에서 저희가 계속 호루라기랑 계속 도와달라고 외쳐서 구조대가 저희 소리를 듣고 발견했어요.]
구조된 한국인 승객 34명은 지금 로마 시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가 유람선 회사측과 보상 문제를 협의할 게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