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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음식, 얼마나 달게 드시나요?

설탕에 빠진 한국인…괜찮을까

[취재파일] 음식, 얼마나 달게 드시나요?

저는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과자나 초콜릿은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하고, 청량음료도 여행 가서나 가끔 입에 댑니다. 그래서 스스로 난 설탕하고는 거리가 멀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운 좋게 프랑스 출장을 갔던 어느 날, 그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우연히 들렀던 뒷골목 한 빵집에서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빵이 약간 짭짤했던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다른 빵도 하나 사서 먹었더니 역시 우리나라 빵에서 나는 단 맛이 없었습니다. 아, 빵이 단 맛이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약간 충격을 받았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는 빵을 만들 때 반죽에 이미 설탕을 상당량 넣고 시작하더군요.

그리고는 우리가 보통 먹는 음식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보게 됐습니다. 설렁탕집에서 나오는 깍두기, 한 번 입에 넣고 씹다보면 상당히 단 맛이 납니다. 맛의 비결은 담글 때 바로 요구르트를 붓는 집이 많다는 겁니다. 양념갈비도 역시 달달하죠. 여기는 콜라가 상당히 들어갑니다. 심지어 동치미 국물에 사이다를 넣는 곳도 적잖습니다. 이런 ‘한식 요리법’이 당당하게 해외에 우리의 맛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반 식사가 달달해져 있는데, 간식까지도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설탕이 적잖이 들어있습니다. 콜라 250ml 작은 캔 하나에 들어있는 설탕은 각설탕으로 치면 9개나 됩니다.

각 식품 옆에 영양분석표에 보면 당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 나오니까 누구나 확인이 가능합니다. 콜라의 당 성분은 27그램인데 각설탕 1개가 3그램이니까, 나누기 3을 하면 각설탕이 9개인 걸 알 수 있죠. 355ml짜리 과일향 청량음료에는 14개, 그리고 바나나 맛 같은 과즙이 들어간 우유도 9개나 들어있습니다. 한 봉지에 무게가 50그램인 한 유명 과자는 설탕이 22g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설탕을 상당히 많이 먹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죠. 그냥 음식만 먹어도 자연 당분 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데 알게 모르게 설탕을 더 먹으니 항상 설탕 과잉 상태입니다. 1950년만 해도 우리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었던 설탕은 100그램밖에 안됐습니다. 물론 설탕이 비싸서이기도 했지만, 음식 자체를 달게 먹는 버릇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1년에 무려 26킬로그램을 먹습니다. 쌀 소비량이 72킬로그램 정도니까 밥 세 숟가락 먹을 때 설탕을 한 숟가락 씩 먹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설탕을 많이 먹게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단 것을 찾는 건 동물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영양분은 거의 없지만 먹자마자 에너지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서 ‘보이면 먹어서 힘쓰자’라는 주문이 유전자에 박힌 것이죠.

그런데 그 본성 이상으로 설탕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된 것도 있습니다. 특히 6, 70년대 근대화가 되는 과정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채소나 과일, 해물이 예전 고향에서 바로 구해서 먹던 것보다는 맛이 떨어지다 보니 마지막에 맛을 내는 조미료로 설탕을 쫙 뿌려 먹는 습관이 붙었던 것이죠. 그저 그런 음식 재료도 설탕을 뿌리면 달달하면서 입맛을 끄는 맛난 음식이 되는 겁니다. 단맛은 한 번 시동이 걸리면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 음식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전체적으로 달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해법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음식 재료 맛을 다시 알고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아이들을 밭으로 데려가서 야채를 바로 따서 맛보게 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재료 맛을 아이들이 느끼게 되면 음식의 맛을 새롭게 규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도 사람들이 다들 자신들이 한 미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다니지만, 사실 재료 맛을 즐기는 진짜 미식가라기보다는 양념 맛, 혹은 음식 맛도 아닌 분위기를 더 따지기도 합니다. 저부터도 사실 그런 측면이 적잖았습니다.

물론 습관을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외식을 할 때, 음식을 최대한 맛보고 전체적으로 너무 달다 싶으면 다시 그 집을 가지 않는 것으로 식생활 개선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도 음식을 드실 때 한 번 음식을 입에 넣고 살살 돌려보면서 맛을 느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음식을 달게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아마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굳이 많이 먹을 필요 없는 설탕, 피해갈 수 있으면 피해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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