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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 생산하려다…뉴트리아, 생태계 무법자로

<8뉴스>

<앵커>

뉴트리아라는 외래 동물 아시나요? 모피 생산 목적으로 국내에 들여왔는데 이젠 생태계를 교란하는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현장취재,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 을숙도 주변의 한 생태공원.

얼핏 보기에 수달처럼 생긴 뉴트리아 3마리가 갈대숲 사이에서 털을 고르며 놀고 있습니다.

갑자기 맞은편에서 덩치 큰 뉴트리아가 나타나더니 싸움이 벌어집니다.

다툼에서 밀린 작은 뉴트리아들은 갈대숲 사이 작은 굴속으로 사라집니다.

갈대 숲과 소하천이 있는 이곳은 뉴트리아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또 다른 철새 도래지인 경남 주남저수지입니다.

갈색 뉴트리아가 얼음 위와 물속을 들락거리며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원래 야행성이지만 겨울철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대낮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앞발로 식물의 줄기를 잡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웁니다.

[이민수/한국야생동물협회 경남본부 구조대장 : 농지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시면 이동통로가 많습니다. 다니면서 캐 먹고 잠자리로 이동하는 영리한 녀석입니다.]

뉴트리아는 원래 식물의 풀뿌리와 줄기를 먹는 초식성 동물입니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온 뒤 물고기까지 잡아 먹는 잡식성으로 변했습니다.

[허명호/어민 : 그냥 몸뚱이를 따 먹는 게 아니라 머리만 따 먹어요, 머리만. 그러니까 고기 자체가 상품 가치가 안 되도록 만들어 놓고 그러는데…]

습지 식물은 물론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저수지제방에 구멍을 뚫어서 농업피해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

뉴트리아는 지난 90년대 초 모피를 얻기 위해 남미에서 들여왔으나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야생에 버려졌습니다.

최근 낙동강 유역환경청 조사 결과, 낙동강 수계 습지 27곳 가운데 무려 24곳에서 뉴트리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성규/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팀장 :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물고기는 물론 철새까지 위협을 가하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습니다.]

천적이 없는데다 1년에 10마리 안팎의 새끼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좋은 뉴트리아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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