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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억8천6백만 원! 대통령 연봉, 적당한가요?

[취재파일] 1억8천6백만 원! 대통령 연봉, 적당한가요?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2.01.09 17: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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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1억8천6백만 원!  대통령 연봉, 적당한가요?


<리셴룽 (李顯龍) : 싱가포르 총리>
1952년 생, 아버지 리콴유 전 총리

 

올해 연봉 220만 싱가포르 달러(19억8천만 원, '연봉 킹' 국가 수반)

한 나라를 이끄는 '최고위직 공복(公僕)', 국가 수반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물론, 대통령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연초 발표된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1억 8천6백만 원으로 지난해 보다 3.5% 인상된 액수입니다. 그 뒤를 이어 국무총리가 1억 4천5백만 원, 감사원장이 1억 9백만 원을 받고 장관급과 서울시장은 1억 6백만 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각종 수당과 연봉의 2~3배되는 업무추진비는 물론 별도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4천5백80원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1천1백만 원에 불과하니 연봉이 1억 8천6백만 원이라면 상당한 고액임에 틀림없지만 대기업 등 민간 부문의 고액 연봉자들에 비한다면 턱없이 모자란 액수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의 등기임원은 한 해에 연봉으로만 6,70억 원을 받기도 하고 스타급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봉도 수십억 원대를 넘어 선 지 오래 됐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를 그 연봉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어불성설'임에 틀림이 없을 겁니다. 또, 공직사회의 사회적 책임 등을 고려한다면 그 금액은 액면가를 넘어서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국민들과 비교한다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일일겁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최고 지도자들이 받는 연봉을 살펴보고 서로 비교해 보는 일은 분명 흥미있고 또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일 인듯 싶습니다.

           

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국가 수반은 누구일까요? 세계 최강국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일까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가 넘는 세계 최고 부자나라인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일까요? 아니면 13억 최고의 인구대국을 이끄는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일까요?

영예의 최고 연봉 국가 수반은 다름아닌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입니다. 올해 받게 될 연봉은 220만 싱가포르 달러,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19억 8천만 원이나 됩니다. 토니 탄 대통령의 연봉은 150만 싱가포르달러, 약 13억 4천만 원이고 장관들의 연봉도 110만 싱가포르 달러, 9억 9천만 원에 이릅니다.

철저한 규율과 엄격한 사회시스템을 통해 단시간 내에 세계 최고의 선진국으로 도약한 싱가포르는 유능한 인재를 공무원으로 영입해 부정부패의 유혹에 시달리지 않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방침에 따라 공무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액연봉자들 평균 연봉의 3분의 2 수준으로 공무원들의 연봉을 책정하고 여기에 연간 경제성장률이 8% 이상 오를 경우 각료들은 연봉의 4개월치를 보너스로 받는 등 확실한 성과급제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경제가 한창 잘 나갈 때는 공무원의 연봉 인상률이 60%가 넘는 해도 있었습니다. 이렇다보니 '공무원 하려면 싱가포르에 가서 하라'는 우스개소리까지 있습니다.

싱가포르 총리에 이어  세계 2위의 고액 연봉 국가 수반은 홍콩 행정장관 도널드 창으로 우리 돈으로 6억 3천만 원을 받고, 호주 줄리아 길라드 총리가 5억 7천만 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2, 3위라고 해봐야 리셴룽 총리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이 많이 궁금해 하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10년 연봉은 우리 돈으로 약 4억 4천만 원 선이었습니다. 공무원 임금 짜기로 유명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의 연봉은 '극비'에 해당하는데 몇 년 전 중국 국무원이 공무원의 급여를 인상하면서 밝혔던 후 주석의 당시 월 급여는 3천 위안, 우리 돈으로 56만 원, 연봉으로 따지면 7백만 원이 채 안 되는 정말 '쥐꼬리' 그 자체였습니다.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은 단순 계산을 하자면 우리 대통령이 받는 연봉의 10.6배나 됩니다. 여기서 까다로운 또, 도발적인 질문 하나 드리려 합니다. 1억 8천6백만 원! 우리 대통령의 올해 연봉, 적당한가요? 국가의 규모, 직책이 주는 의미, 혹은 국민들의 정서... 이런 저런 요인들을 고려한다고 쳐도 참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 여부나 호불호를 따지자는 의도는 결코 아닙니다.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고자 합니다.

그런데 최고 연봉자 싱가포르 총리는 따지고보면 쑥스러운 '연봉 킹'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연봉이 대거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00만 싱가포르 달러를 받았던 리셴룽 충리의 올해 연봉은 26.7%나 깎였습니다. 대통령과 다른 장관들의 연봉도 많게는 50% 가까이 깎였습니다.

최고의 '경제 우량국'으로 평가받아온 싱가포르는 예상 외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2/4분기와 4/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 5월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집권당인 인민행동당이 1959년 독립 이후 최악의 지지율로 간신히 이기는 등 정치적으로도 입지가 옹색해진 상태입니다. 그동안 경제성장의 대가로 야당 탄압과 언론통제, 권력세습 같은 후진적 정치행태를 눈감아 왔던 싱가포르 국민들도 정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곤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리셴룽 정권은 고위 공직자 연봉 삭감이라는 고육책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별로 잘한 게 없으니 총리인 자신부터 급여를 스스로 깎겠다는 겁니다. 따지고보면 민간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성과가 실망스럽다면 국가를 이끄는 CEO인 국가 수반의 연봉도 삭감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겁니다.

우리도 앞으로는 대통령에게도 일종의 '연봉 성과 연동제'를 채택해보는 건 어떨까요? 명확한 성과 측정 기준을 마련하고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를 국민들이 평가하는 작업들이 결코 쉽지도 않을 테고, 또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나 비판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만, '능력 있고 훌륭한 대통령'을 갖고 싶은 바램까지야 탓하시진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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