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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측정할 수 있어요"…도파민 분비 영향

<8뉴스>

<앵커>

'사랑이 변하니?' 사랑이 변하는 지는 재봐야 알 수 있을텐데, 실제로 사랑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흥미롭긴 하지만 사랑에 목매고 있는 연인들에게는 좀 김빠지는 얘기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연인이 생긴 박찬미 씨.

사랑하는 연인과 평소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 그리고 친구의 사진을 차례로 보여줬습니다.

기능성 MRI로 뇌를 촬영해 각각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살펴봤습니다.

[박찬미 27세/실험 참가자 : 힘들 때 뭐 위로해준 말들이거나 아니면 뭐 사랑한다고 해줬을 때, 그다음에 뭐 서프라이즈 같은 거 해줬을 때, 그런 순간들 많이 생각했어요.]

[장경록 27세/박찬미 씨 연인 : (조인성 씨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올 것 같나요?) 찬미가 평소에 조인성도 너무 좋아해서 좀 걱정이 되긴 하는데, 그래도 제가 더 높게 나오지 않을까요?]

조사의 정확도를 위해 역시 연인을 갖고 있는 한 남성도 같은 방법으로 실험해 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기능성 MRI로 뇌를 촬영한 화면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보고 있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이렇게 빨갛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연인을 보고 있을 때도 일반 친구를 보고 있을 때보다 이렇게 더 활성화됐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연예인 볼 때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왼쪽이 사랑하는 사람, 오른쪽이 연예인을 볼 때 뇌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 기쁨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섬엽 부위가 보시는 것처럼 양쪽 모두 활성화됐습니다.

하지만 행복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복측피개영역은 이렇게 사랑하는 연인을 볼 때만 활성화됐습니다.

그래프로 보면 차이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는데, 자신의 연인을 볼 때는 연예인을 볼 때보다 뇌 섬엽부위와 복측피개영역 모두 두 배 가까이 활성화됐습니다.

미국 뉴욕 주립 대학과 중국 베이징 대학의 공동 연구결과, 이 같은 사실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볼 때, 행복감을 느끼면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뇌의 특정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파민 분비가 많아 뇌 활성도가 높은 연인은 18개월 후에도 연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파민 분비량이 적어서 뇌 활성도가 높지 않았던 연인은 18개월 후 결국 남남이 되었습니다.

뇌 활성도를 측정하면 사랑이 얼마나 유지될지, 사랑의 유효기간도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다만 오래된 부부일지라도 공통의 새로운 취미 생활을 통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박상용·김미란 부부/결혼 27년차 : 날씨 따뜻하면 10시에 밤에 1시간 동네를 걷습니다. 그런 게 굉장히 좋고요. 그 다음에 집사람하고 저는 그림을 그립니다. / 부인 : 조금 귀찮고요.]

[권준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금은 일탈적인 그런 노력, 약간의 어떤 새로운 느낌이 드는 활동, 이런 것을 조금씩 추구함으로써 도파민 분비를 더 증가시키고 또 그런 걸로 인해서 행복감이나 즐거움을 느끼고.]

사랑을 오래 유지하면 뇌가 그만큼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뇌의 퇴행성 변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노년까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보내는 것이 치매를 막는 가장 훌륭한 예방 백신인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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