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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친구, 보고도 못 본 척…"나도 당할까봐"

<8뉴스>

<앵커>

이런 증언들을 보면, 폭력의 대부분은 학교 안에서 일어난단 말이죠. 학교는 뭘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학교폭력의 75% 이상이 학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교사들의 안이한 대처, 그리고 친구가 당하는 걸 보고도 모른 척 하는 학생들 문화 모두 문제입니다.

폭력을 방임하는 학교 현실을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6학년생 :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반마다) 한두 명씩은 다 있어요. 전교에서 '따'를 당하는 친구도 있고.]

[중학교 2학년생 : 때리는 애가 기분 안 좋으면은 그날 때리는 거고 기분 좋으면 살짝 안 때리기도 하고…(학교 폭력은)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예요.]

청소년폭력 예방재단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학교 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30%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맞는 것을 보고도 대부분 이를 방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력을 말리거나 선생님에게 알렸다는 학생은 열에 한두 명에 불과했고, 62%는 그냥 모른 척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학교 1학년생 : 그 친구 ('왕따')한테 가게 되면 나한테 약간 불이익도 있을 거 같고 친구들 안 놀아주고 자기도 왕따 당할 거 같고 그런 기분이 들어요.]

침묵한 이유에 대해선 자신도 똑같이 피해를 볼 것 같아 두려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또 관심이 없어서, 그리고 말려봤자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는 대답도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생 : 선생님은 아시는데요, 선생님 앞에서만 잘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특히, 폭력을 목격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학생도 24%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연진/한국청소년상담원 박사 : 피해자 옆에 있는 교실 내에서 개입이 들어가는 예방 교육이 지금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학생들의 소극적인 대처는 결국 학교폭력을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로 간주하는 데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주어야 학생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할 거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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