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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눈 먼 경찰, 사건조작 논란 휘말려

실적에 눈 먼 경찰, 사건조작 논란 휘말려

경찰이 강도상해 사건을 수사하면서 실적을 올리려 무리하게 정황을 끼워 맞췄다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2010년 9월 강도상해 혐의로 서울 구로경찰서에 체포된 김모(49)씨는 1년 3개월여 만인 작년 12월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으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초 경찰은 김 씨가 2010년 4월 전모(45)씨를 경기도 김포시의 한 비닐하우스로 납치해 협박, 폭행하고 사업에 관한 각서를 쓰도록 한 혐의(강도상해)가 있다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비닐하우스에서 김 씨가 전 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요구한 정도만 인정될 뿐 폭행이나 협박, 납치, 강탈 등 혐의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전 씨가 자신으로부터 3천600여만 원을 사기 친 뒤 이를 덮으려 경찰에 허위 진정을 냈으며 경찰이 전 씨의 말만 듣고 실적을 올리고자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담당 형사가 작년 6월 김 씨와 만나 "모든 사건이 '와꾸'(틀)를 딱 짠 거죠. 범죄사실을 다 짠 거죠"라고 말하는 등 사건 조작을 시인한 내용이 담겼다.

또 "저는 혐의가 없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전 씨 진술에는 나를 데리고 갔다, 그렇게 돼있지, 납치가 아니거든, 강제로 태웠다는 것도 없어요. 끌고 갔다는 말도 없어요. 사건을 만들기 위해서 이 내용을 쓴 거에요." "실적 점수가 안 될 것 같으니까 (사건을) 놔뒀다. 그러다 나중에 어떤 계기가 있어서 하자 해가지고 해버렸다." 등의 발언도 녹취록에 있다.

실제로 경찰은 2010년 7월 9일 진정을 접수했으나 두 달 넘도록 김 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8월 31일부터 시작된 강·절도 검거 실적기간인 9월 14일 김 씨를 체포했다.

비닐하우스에서 김 씨와 전 씨가 대화하는 장면을 본 목격자들이 일관되게 폭행, 협박 정황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도 송치의견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주먹과 발로 온몸을 구타당했다는 전 씨가 진단서조차 제출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전 씨 정강이의 상처 자국을 사진으로 찍고 전 씨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사진이 촬영된 것은 전 씨가 구타당했다는 시점에서 2개월이 넘은 때였다.

경찰은 전 씨가 진정 이후 종적을 감추자 김 씨와 대질조사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건을 송치했다. 전 씨는 나중에 제주도에서 붙잡혀 사기와 간통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김 씨는 또 처음 경찰에 연행됐을 때 경찰관들이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고 폭언을 했으며,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위협성 발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가 녹취록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자 감찰조사에 착수해 김씨에게서 향응을 받고 수사상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유만으로 담당 형사를 해임했으며, 이후 담당 형사는 소청을 제기해 한계급 강등 처분으로 복직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녹취록은 김 씨의 고교 후배인 담당 형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유도신문에 당한 내용으로서 허위 사실"이라며 "검찰과 인권위원회 등이 직권남용과 강압수사 등에 대해 조사했지만 무혐의 처분됐다"고 반박했다.

또 "폭언을 한 적도 없고 수갑을 채운 것은 자해를 막으려는 안전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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