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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지망생' 끌어들여…등록금 250억 횡령

<8뉴스>

<앵커>

요즘 방송계 취업관련 학원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습니다. 검찰이 오늘(2일) 한 유명 학원 이사장에 대해 수백억 원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등록금이 4년제 대학만큼 비쌌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유명 방송관련 전문학원입니다.

30개 학과가 있어 일반 대학처럼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인증한 학점 은행일 뿐 140학점을 채워 학위를 딸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현행 학점은행 제도에선 한 기관에서 105학점까지만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약을 피해 김모 이사장은 별도의 학점은행 법인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두 법인을 합쳐 140학점을 채우는 구조지만, 마치 한 학교인 것처럼 홍보하며 학생들을 끌어들였습니다.

한 학기 등록금은 430만 원선, 4년제 대학 수준입니다.

방송계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 속에 등록 학생이 2100여 명이나 되는데 강의실은 40개가 채 안 됩니다.

방송편집 실습 장비는 구형이고, 실습 기회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학원수강생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알아볼 때는 제일 눈에 들어오는 곳부터 등록하잖아요. (등록금이) 조금 비싸긴 해도….]

[학원수강생 : 실기 실습을 자주 해야 하는데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시간이 개인한테 잘 분배가 안 돼요.]

검찰은 김 이사장이 8년 동안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 2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학원 측은 현행법 상 회계 처리가 잘못됐을 뿐 다른 곳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학원직원 : 등록금은 사실 저희가 비싸게 받는 게 아닙니다. 다른 학원과 동일하게 받는 겁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횡령에 대해) 드릴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빼돌린 돈으로 개인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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