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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 나는 한 해' 만들어준 따뜻한 사람들

<8뉴스>

<앵커>

따뜻한 마음은 어려움 속에서 더 빛나게 마련이죠?

고단하지만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고 느끼게 해준 분들, 김종원 기자가 찾아봤습니다.



<기자>

기록적인 한파로 시작했던 올해, 온정까지 얼어붙었단 걱정과 함께 한숨도 깊어졌습니다.

[박 모 할머니/90세 : (지난해에는) 김치 같은 것 사람들이 해 다 줘서 먹고 그랬어요. (올해는 지원이) 줄었지, 뭐든지…]

그런데, 누가 먼저랄것 없이 작은 것부터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 났습니다.

74살 박병우 할아버지.

본인도 넉넉치 않은 살림이지만, 달동네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배달합니다.

[박병우(74살)/자원봉사자 : 얼어있는 길은 천천히 걸어야 해요. 갑자기 빨리 걸으면 넘어지니까.]

할아버지는 봉사라는 단어 자체를 쑥스러워하지만, 할아버지의 도시락 배달 실천은 독거노인들에게 생명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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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노숙인에게 설렁탕 한 그릇 대접하며 시작된 '밥퍼 나눔운동'.

이제 전국 노숙인의 점심을 책임지는 사회운동이 됐습니다.

밥하고 설거지하겠단 자원봉사자가 20만 명 넘게 몰리면서 올핸 드디어 500만 번째 밥그릇을 대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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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수 보다는 마음이 깊어서 더 아름다운 기부도 줄을 이었습니다.

구세군 냄비에 1억 원을 넣고 간 중년신사는 소외된 노인을 위해 써달라는 부탁을 남기면서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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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도 구세군 냄비에 1억 원을 기부했던 익명의 노부부는 건너뛴 지난해 몫까지 2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김종선/구세군 사관 : 내가 매년 구세군에 와서 기부를 해야 내 마음에 기쁨이 있으니까 올해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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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꼬박꼬박, 무려 27년 동안 초등학교에 남모르게 급식비를 지원해 온 한 아주머니의 선행은 우리를 또 한 번 미소 짓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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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시련이 닥쳤을 때 숭고한 봉사는 더욱 빛납니다.

호우로 쑥대밭이 된 중부지방에 전국에서 3만 명 넘는 자원봉사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이재민/자원봉사단 '만남' 봉사자 : 그 때 휴가였었는데, 휴가도 반납하고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에 마트랑 폐허물이 많았고, 전쟁터 같았어요.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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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구하는데 국경은 없습니다.

119 소방대원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아비규환 사지로 달려갔습니다.

[이기원/중앙 119구조대 대원 : 우리나라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나 똑같은 생명입니다. 인간으로서 구조를 했던 것은 당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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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했어도, 살 맛 나는 한해를 만들어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이들이 도운 건 남이 아니라 우리였습니다.

[제가 와서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해주고 어떤 것을 나눠준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제가 오히려 이 현장에 와서 더 힘들어 하는 그 분들의 미소를 보면서 더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었고...]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정택,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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