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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독버섯 '일진' 초등학생도 공포에 떤다

학교 독버섯 '일진' 초등학생도 공포에 떤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충격과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진'으로 통하는 폭력 학생들이 온갖 학내 비행과 범죄의 뿌리라는 심층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중·고교 내 폭력서클 정도로 알려졌던 `일진'의 폐해가 초등학교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29일 청주·청원지역 교사들로 구성된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소장 문재현·이하 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5월 두 달간 충북도내 3개 초등학교 3~6학년생 2천223명으로 대상으로 `일진 문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A교의 27.8%, B교의 25.3%, C교의 36.7%가 "우리 학교에도 `일진'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A교 학생의 48.0%는 "'일진'을 보면 두렵다"고 말해 초등생들이 일상적으로 '일진'한테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교육연구소 측은 "'일진'들은 교실과 학교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장 높은 서열을 차지하고 학교 폭력을 주도한다"며 "대부분의 학교에 '일진'이 존재하며 이는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일진' 문제가 충북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하다는 뜻이다.

이 단체의 조사 과정에서 개인상담 등을 통해 드러난 `일진'의 악행과 일탈 행위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5학년 아영이(이하 가명)는 서클렌즈를 끼고 잘난 척했다는 이유로 6학년 '일진' 언니들에게 전화 협박을 받고 같은 반 아이들에겐 따돌림을 당했다.

한 여중 2학년 교실에서는 '일진' 한 명이 수업시간에 마스크 팩을 하다가 교사의 지적을 받자 욕설을 퍼부으며 팩을 창문 밖으로 내던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우연히 '일진'이 된 6학년 수정이는 "언니들에게 삥(돈) 뜯기고 알(휴대전화)도 빼앗기고 노래방 불려다니느라 공부도 손을 놔 스트레스를 받았다. 우리 그룹에서 한동안 왕따였는데 그땐 정말 자살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6학년 우혁이는 "중학생 형들한테 10여 차례 상납 요구를 받아 7번에 걸쳐 2만5천500원을 줬다"면서 "돈이 없으면 '물갈이(후배를 길들이는 집단구타)'를 하겠다며 명치를 때리기도 했지만 보복이 무서워 집에는 얘기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타지에서 대안학교로 전학을 온 준혁이는 무조건 구타만 하는 신고식, '1짱 가리기', 초등학교 저학년 '삥뜯기'와 상납, 도둑질과 음주·흡연 교육, 성행위까지 벌어지는 '일락(1일 락카페)' 등 '일진' 때 기억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교육연구소 측은 "사정이 이런데도 전국의 교육청과 경찰 등 관계 당국은 안이하게 대응하거나 축소,은폐하는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일진'을 알고, 5~6학년 때부터 '일진'에 가입한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태조사를 한 뒤 고강도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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