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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빌라 화재 일가족 질식사, 왜 탈출 못했나

<8뉴스>

<앵커>

일가족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 화재 사고 어제 전해 드렸습니다. 비교적 작은 화재였고, 직접적인 발화지도 아니었는데 가족들은 왜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요. 불보다 더 빠르고 무섭게 퍼지는 유독가스 때문이었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일가족의 시신이 차량으로 옮겨집니다.

부모와 아들, 딸, 4명 모두 아래층에서 올라온 연기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가족 중 누군가가 현관문을 열었다가 복도에 가득 찬 유독가스 때문에 다시 닫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 : (현관문을) 열었죠. 연 흔적도 있습니다. 문은 자동 도어록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문이 자동으로 닫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현관문 안쪽에서는 대피를 시도할 때 남은 듯한 손자국 세 줄이 발견됐습니다.

창문이 닫혀 있던 상황에서 유독가스는 치명타가 됐습니다.

[황웅재/양천소방서 구조구급팀장 : 연기에 질식해서 사망할 수 있는 시간은 수 초 내지는 수 분 내에 그런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 거죠.]

이른바 '빌라 쪼개기'라는 구조적 문제도 있었습니다.

빌라 3층은 건축허가 때와는 달리 301호와 302호, 둘로 쪼개진 상황.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복도' 대신 '창문'으로 탈출해야 하지만, 한 집을 두 채로 나눠 쓰는 구조에서는 302호 거주자처럼 반대편 창문으로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습니다.

[분당소방서 관계자 : 불법 용도변경 때문에 죽지 않았나. 여기를(건물 중간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대피하지 못하고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서 구조대원들이 불이 난 집 윗집을 적극적으로 수색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웃 주민 : (301호) 확인해달라고 말했는데, 확인도 안 해주고 그냥 자기네들끼리 살아 있다. 다 구조됐다. 그렇게 말하고 갔으니까.]

소방 당국은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어 철수했다면서 초동대응이 미흡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분당 소방서장을 직위해제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조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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