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안 풍경이 바뀌고 있다. 영화가 끝나면 불이 켜지지가 무섭게 자리를 뜨던 관객들이 좌석에서 요지부동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 관객들이 엉덩이를 쉽사리 뗄 수 없는 이유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선사하는 특별한 볼거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 속에서 엔딩 크레딧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영화의 마침표 역할을 넘어 본편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는 보너스 창구 역할까지 하고 있다. 엔딩 크레딧의 등장과 함께 히든 영상을 삽입하거나 속편의 장면을 일부 공개해 미리보기 기능을 하는 식이다. 개봉 영화 3편 속에 숨겨진 엔딩 크레딧의 비밀을 알아봤다.
◆ '프렌즈', "엔딩 크레딧에 히든 영상을"
엔딩 크레딧의 놀라운 변화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기능을 넘어서 영화에 대한 애프터서비스까지 함으로서 관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프렌즈: 몬스터 섬의 비밀 3D(감독: 타카시 야마자키 / 배급: ㈜에스비에스콘텐츠허브, ㈜스마일이엔티)'은 엔딩 크레딧에 영화의 비하인드 영상를 삽입했다.
몬스터와 어린이가 펼치는 모험담을 그린 '프렌즈'는 영화가 끝난 후 엔딩 영상을 통해 '인간과 몬스터가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친절히 알려준다. 때문에 영화가 끝났다고 섣불리 엉덩이를 뗐다가는 후회하기 십상. '프렌즈'는 5분여의 엔딩 크레딧을 통해 본편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숨겨진 이야기를 알차게 담아냈다.
이 영상은 관객들에게 영화가 남긴 감동과 여운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일종의 깜짝 선물과도 같다. 또 엔딩 크레딧과 함께 '일본의 박정현'이라 불리는 '미샤(MISIA)'가 부른 테마곡 '스마일(SMILE)'이 흘러나와 영상과 음악의 감미로운 조화도 즐길 수 있다.
◆ '퍼펙트 게임'. "미출연 톱배우가 엔딩 크레딧에?!"
엔딩 크레딧 그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퍼펙트 게임(감독 박희곤)'은 엔딩 크레딧을 통해 흥미로운 이름 하나를 찾아낼 수 있다. 영화에 출연하지도 않은 배우 김윤석의 이름이 당당히 엔딩 크레딧에 오른 것.
김윤석은 주인공 조승우의 사투리 선생님 자격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80년대를 풍미한 야구계의 두 거목 최동열과 선동열의 마지막 대결을 다룬 '퍼펙트 게임'에서 조승우는 부산 출신 투수 최동원 역할을 맡았다.
조승우는 평소 친분이 있는 김윤석에서 사투리 자문을 구했고 부산 출신인 김윤석이 기꺼이 두 팔을 걷어 올렸다. 결국 김윤석의 특훈 덕분에 조승우는 영화에서 완벽에 가까운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제작진은 김윤석에 대한 고마움을 엔딩 크레딧을 통해 담아낸 것이다.
◆ '브레이킹 던', "속편, 미리 보여줍니다"
엔딩 크레딧은 속편의 미리보기 기능을 하기도 한다. 지난 11월에 개봉한 '브레이킹 던 part1(감독 빌 콘돈)'은 엔딩 크레딧에 후속편의 맛보기 영상을 삽입해 자리를 뜨는 관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 영상에는 영화 초반에 잠깐 나타난 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볼투리가'가 등장해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와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분)의 아기 '르네즈미'로 인한 새로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볼투리가'는 모든 뱀파이어 위에 군림하는 절대 권력집단이자 법을 집행하는 가문으로 이 영상에 등장해 "내가 원하는 것을 벨라와 에드워드가 가지고 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며 속편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이같은 엔딩 크레딧의 다양한 진화는 영화 속 영화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또 본편과 연계한 새로운 화제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 수단으로도 그 효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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