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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현정은 회장 방북…대북사업 재개될까?

[취재파일] 현정은 회장 방북…대북사업 재개될까?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을 위해 북한을 다녀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TV 화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 회장은 상주인 김정은을 만났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면담했다.

현 회장은 순수한 조문 차원에서 방북했다고 하지만 현대그룹 입장에서 가장 급한 것은 아무래도 대북 사업의 재개 여부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방북은 단순한 조문 차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는 지난 1988년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해 10년 동안 1백95만 명이 금강산을 다녀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다. 현대는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5천억 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있었고 1천 명이 넘던 직원도 70% 가량 감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3년이 넘도록 남북관계의 특별한 진전이 없었고 그 동안 현대 입장에서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시점에 김 위원장의 조문을 통해 최소한 북한 측과 이야기라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번 조문단에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이 포함됐는데 (롯데호텔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3월에 현대아산 사장 취임) 장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로 제 2롯데월드 허가 당시에도 특혜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 사장은 당연히 사업실무진이기도 하지만 정부 측의 메신저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심을 받을만 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장 사장은 지난 10월 개성공단을 방문해 리종혁 조선아태위 부위원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현 정부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때문에 북한에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차원에서 분위기를 정리해가는 것도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이번 조문 한 번으로 그 동안 중단됐던 현대의 대북 사업이 일시에 해결될 것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번 방북이 아무런 성과도 못 낸 것은 아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겠지만 현 회장이 '포스트 김정일'인 김정은과 인사를 하고 신뢰를 쌓았다는 점은 북한측의 대북사업의 긍정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징조 정도는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 회장은 대북사업이나 남북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03년 남편 정몽헌 회장이 타계한 뒤 경영에 본격 참여한 현 회장은 지난 2005년 7월 김 위원장을 원산에서 만나 ‘백두산과 개성 시범관광’을 논의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7년 현 회장은 다시 방북해 백두산·개성관광 사업권을 따냈다. 지난 2009년 3월 현대아산 근로자가 체제를 비판해 억류되자 현 회장은 8월 방북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사업 재개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대북 사업이라는 것이 정치상황과 연계해 진행되는 만큼 남북관계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문 정국을 둘러싸고 남남갈등으로 비쳐지는 상황이 있기도 했지만 과거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조의 표시나 조문단 방북까지 허용하지 않았던 때와는 다르다. 정부도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어느 정도 보이고 있고 이번에 현 회장이 방북해 김정은과 신뢰의 초석을 놓은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현대가 대북사업 재개를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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