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 1월1일 발표할 `신년 공동사설'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년 공동사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개막된 '김정은 시대'의 행보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신년 사설을 분석한 뒤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신년 사설에 따라 내년 초 한반도 정세가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인 1995년부터 발표된 `신년 공동사설'은 사실상 북한의 한해 정책기조를 국내외에 천명하는 역할을 해왔다.
북한의 새 지도자에 오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아직 정책적으로 본격적 행보에 나서지 않은 만큼 내년 공동사설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의 유훈을 계승한다는 이른바 `유훈통치'에 나선 상황에서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기보다는 부친의 노선을 중심으로 자신의 구상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주석이 사망한 뒤 북한이 6개월 만에 발표한 1995년 공동사설에서도 김 주석의 유훈과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이 강조됐고 특별한 정책적 변화는 없었다.
이런 점에서 내년 공동사설은 일단 김 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유훈통치를 내세우고 '김정은 체제'를 띄우며 충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
남북관계와 핵문제를 비롯한 대외정책에서는 대화를 내세우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민심을 다독이고 체제안정을 꾀하려면 외부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내세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며 남한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 문제의 경우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사를 표명하고, 대외정책의 기본 원칙인 자주, 평화, 친선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고 `핵보유국'임을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동사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내 분야의 핵심은 김 위원장의 유훈인 `강성대국 건설'이다.
내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언한 북한이 김 위원장의 뒤를 이어 경제 발전에 매진하자고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공동사설에 이어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공업과 농업은 물론 외화벌이를 염두에 둔 대외무역 활성화 등이 강조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25일 "북한의 새해 공동사설은 김정은 부위원장의 영도체제를 부각하고 그를 중심으로 강성대국을 완성하자고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매체가 최근 거창한 느낌을 주는 강성대국보다 강성국가나 경제강국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동사설도 강성국가라는 표현으로 경제발전을 독려할 개연성도 있다.
김 위원장의 통치방식인 '선군정치'도 강조될 전망이다.
이미 북한은 지난 22일 노동신문 정론에서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지켜 주체혁명, 선군혁명의 길을 꿋꿋이 걸어나가야 한다"며 군 중시정책인 선군정치를 계승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체제안정과 대내결속을 목적으로 주체와 자립을 강조하는 내용이 공동사설에 얼마나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올해 꾸준히 외부사조를 경계하는 정책을 편 것으로 보인다"며 "새해 공동사설은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투쟁을 강하게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北 신년공동사설 = 북한이 매년 1월1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3개 신문에 동시에 게재하는 사설을 말한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인 1995년부터 나왔다.
서두에서 전년을 결산하고 정치, 경제, 군사, 대남·대외관계 등의 정책 목표를 제시해왔다.
북한 신년공동사설 무슨 내용 담을까
남북관계·핵문제는 유화제스처에 무게<br>강성대국·선군정치 유훈에 충성 강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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