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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연말연시…복지시설 힘겨운 겨울나기

후원금 줄고 물품기증만 소폭 늘어…"반짝 이벤트보다 꾸준한 관심 필요"

썰렁한 연말연시…복지시설 힘겨운 겨울나기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 기부가 몰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달리 구석구석 온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일반복지시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경기 침체와 함께 연말 분위기가 가라앉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비롯한 각종 이슈가 이어지면서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이들 복지시설은 한때의 이벤트보다는 꾸준한 도움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복지법인 연탄은행은 올해 기업과 개인의 기부에 의한 동절기(10월∼4월) 연탄확보 물량 목표를 당초 350만장에서 대폭 하향조정해야 할 형편이다.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는 "동절기의 절반이 지나는 작년 이맘때는 200만장에 가까운 연탄을 확보했으나 올해는 100만장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연말연시 경기가 예년만 못하고 김정일 사망 등의 여파로 연말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아쉬워했다.

난곡사랑의밥집 김한수 사무국장은 "후원이 계속 줄고 있어서 운영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최근 몇년간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일시적인 이벤트나 언론보도가 있으면 그나마 잠깐 운영 상황이 좋아지지만 정기적인 후원이 많지 않은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난곡사랑의밥집은 정기 후원자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내년부터는 지역 내에서 반찬 가게와 아침식당을 운영하는 등 지역 내 수익사업에도 시작할 계획이다.

관악구 보라매동에 있는 아동생활시설인 동명아동복지센터도 작년부터 눈에 띄게 후원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사건의 여파로 기업과 개인 기부와 후원이 모두 감소했다"며 "그나마 직접 방문해 봉사프로그램을 하고 법인카드를 기부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또 "원래 연말이면 매일같이 기부가 이어졌지만 요즘은 조용한 편"이라며 "작년보다 후원금은 절반가량, 지원물품은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지원물품에 비해 후원금이 더욱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기부에 대한 불신도 적잖은 이유가 됐다고 센터측은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탓도 있겠지만 한번 나빠진 인식이 쉽게 바뀌진 않는 것 같다"며 "요즘은 지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믿을 수 없어 지원을 못 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용산구 후암동의 아동복지시설인 혜심원도 후원금이 줄어들었고 물품 기부만 소폭 늘었다.

혜심원 관계자는 "생필품을 지원하는 경우가 작년보다 늘었지만 후원금은 20~30% 줄어들었다. 직접 아이들이 쓸 물건을 전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신길1동의 신길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매년 후원금 실적은 유동적인 부분이 많다"며 "연말 분위기도 가라앉고 내년에 선거도 있어 앞으로 후원 실적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사업이 사회ㆍ정치 이슈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다. 기부와 봉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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