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사실상 '정상 업무'로 복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30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 이후 내렸던 `비상근무 제4호'를 해제하고 곧바로 새해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이번 비상근무 조치는 적어도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예정된 28일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이보다 훨씬 앞당겨 나흘 만에 정상화 조치를 한 셈이다.
물론 외교ㆍ안보ㆍ치안 분야는 여전히 경계태세를 유지하도록 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토록 했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정상 업무를 지시한 데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세계 신용 평가사들이 우리 정부에 대북 문제를 계속 물어온다"면서 "비상근무 체제가 계속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선진국의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마당에 북한 문제까지 장기화 되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수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는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령이 내려짐에 따라 송년회를 포함한 연말모임이 잇달아 취소되는 등 사회 전반에 소비가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고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한 핵심 참모는 "이번 조치로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비상근무를 해제했다고 해서 흥청망청할 필요는 없지만 송년회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상근무 해제는 대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들을 만나 "기본적으로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 달리 사실상 조의(弔意)를 표하고 평상 체제로 빨리 전환함으로써 북한만 긍정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그동안 냉각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해석이다.
특히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큰 변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비상 매뉴얼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시민도 큰 동요를 하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는 자신감의 반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대통령 나흘만에 정상업무 복귀
경제위축·대북관계 개선 등 다각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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