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말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의회도 휴회에 들어가고 행정부도 사실상 크리스마스 휴가 모드에 들어갔을 시기지만 이번주들어 워싱턴 정국은 '전쟁' 모드 상태이다.
오는 31일이면 종료되는 급여세 감면 연장을 둘러싼 힘겨루기 때문이다.
복잡한 정치셈법과 줄다리기를 거쳐 미 상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급여세 감면을 2개월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연말 '세금 전쟁'이 일단락되고 숨을 돌린 뒤 다시 2개월 시한이 도래하는 내년 봄으로 '2라운드'를 대비하는 듯했다.
하지만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주도하는 하원 공화당이 상원안에 반대하면서 상황은 급전했다.
공화당내 티파티 그룹을 중심으로 강경파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내걸고 중산층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자는 오바마의 제안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반대하기가 힘들고, 이 문제가 내년 봄 다시 쟁점이 될 경우 대선 국면에 유리할게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베이너 의장은 거꾸로 2개월 연장안이 아니라 급여세 감면을 1년 연장해야 한다며 상원안과 하원안의 차이를 조정하는 협상 위원회를 만들어 연말까지 매듭짓자고 역제안을 하고 나섰다.
물론 민주당이 수용하기 힘든 여러 다른 요구들이 붙어 있는 안이다.
베이너 의장은 20일 본회의에서 상원안을 표결하지 않고, 협상 위원회 구성안을 찬성 229대 반대 193으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7명만이 반대표를 던졌고 당적에 따라 표가 갈라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하원 공화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상원안이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라며 상원안의 하원 처리를 촉구했고, 21일에는 베이너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하원 표결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의 모든 상원의원들이 찬성한 초당적인 타협안은 중산층이 세금인상으로 타격을 입지 않게 할 현실적 방안이며, 1년 연장문제는 시간을 갖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이너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 상·하원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상당수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아예 지역구로 내려갔다.
상·하원 협상이 이뤄지면 워싱턴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다.
반면 상원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미 협상을 해서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는데, 또 무슨 협상이냐. 하원이 상원안을 빨리 표결에 부쳐라"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대치가 계속돼 해를 넘기면 내년 1월1일부터 중산층의 세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미 언론은 백악관과 공화당은 그로 인한 정치적 타격은 상대방이 크게 입을 것이라며 '책임전가'(blame game)에 나선 양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하원 공화당이 상원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중산층 세금 인상이 이뤄질 경우 공화당이 더 큰 상처를 입는다고 보고 있다.
상원의 공화당까지 합의한 안인데다 여론조사상 오바마 대통령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높다는 판단때문이다.
이에 반해 공화당은 1년 연장하자는 공화당의 표면적인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상·하원의 견해차를 좁히자는 '정당한' 제안에 민주당이 응하지 않음으로써 세금 인상이 초래됐다는 논리가 먹힐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중산층 세금 인상을 '볼모'로 마주보고 달리는 민주·공화당 두 열차중 누가 먼저 선로를 바꿀 지가 관심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말정국 급랭…오바마·베이너 세금 '혈투'
오바마 "빨리 처리해라" VS 베이너 "재협상하자"<BR>중산층 세금인상 '볼모' 책임전가 정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