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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되는 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

15년 넘게 걸린 김정일 후계자 시절에도 '독자행보'… '품속행보' 김정은 2∼3년만에 영도자 등극

대비되는 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
절대권력자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아들 김정은은 이제 과거 부친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권력을 승계하게 됐다.

그러나 김정은이 권력을 이어받은 과정을 아버지의 경우와 비교하면 단기에 급조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북한 매체가 그동안 보도해온 북한 지도자들의 대외활동 자료를 보면 김 위원장의 후계 행보에서 특징적인 것은 그가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후계자로 공식등장한 이후 간간이 행사 기념사진에만 등장했던 김 위원장은 1981년 8월9일 평양교예극장 배우들이 새로 창작한 공연을 관람했다는 기사로 노동신문 1면을 장식한다.

며칠 뒤에는 완공단계에 들어선 빙상관을 '실무지도'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당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과 리종옥 총리 등 실세들을 수행원으로 거느리고 과업도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다.

또 당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보면 1면 좌측의 김일성 주석 동정보도와 우측에 게재된 김정일 위원장 관련 기사에서 김 위원장과 김 주석의 이름이 나란히 같은 크기의 굵은 글씨체로 표기돼 있다.

김 위원장은 1981년 5월 심창완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이 사망했을 때도 당과 군의 간부를 거느리고 조문했고, 그해 8월 평양에서 열린 `쁠럭불가담(비동맹) 및 발전도상국 토론회' 행사장에 등장해 독자적인 외교활동도 수행했다.

1983년 9월 중국의 당과 정부 대표단이 방북했을 때는 김 위원장이 따로 만찬을 주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는 아버지인 김 주석의 묵인 아래 이뤄졌음은 물론이다.

부자가 서로에 대해 독자적인 활동을 상당부분 인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김정은의 경우는 공식 등장 이후에도 독자적인 행동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김정은은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작년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름으로써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하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후계자였을 때처럼 독자적인 활동을 했다는 보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권력승계는 부친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김정은은 공식등장 초기에만 해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자 명단에서 호명순서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총리,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다음에 있곤 했다.

올해 2월부터는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자 명단에서 리영호와 최영림을 차례로 밀어내고 첫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월9일 정권 창건 63주년 노농적위대 열병식에서는 김정은이 리영호를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 옆에 앉아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그 후 두 달여 만에 부친이 사망하자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의 맨 앞에 섬으로써 권력서열 1위임을 안팎에 알렸다.

명실공히 영도자 반열에 오른 셈이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에서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2∼3년.

부친인 김 위원장이 15년 넘게 걸려 오른 자리를 초고속으로 차지한 셈이다.

이처럼 부자의 후계행보가 다른 것은 부자가 처한 시대적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할 때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안정돼있었을 뿐 아니라 여러 사회주의 국가와 연대하고 있던 시기다.

김 위원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오랜 기간 후계수업을 거쳐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개발에 따른 경제제재, 심각한 경제난, 탈북자 속출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위기가 고조된 국면에서 후계자로 등극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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