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정박 중인 한국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남극 빙하 해역에서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을 구조하기 위해 긴급 출항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한국 쇄빙선이 17일 남극 해역에서 조난을 당한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를 구하기 위해 뉴질랜드를 출발했다고 사고 어선이 소속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선박회사 '안테이'의 안드레이 폴로마리 사장이 이날 밝혔다.
폴로마리 사장은 "오늘 오후 10시(블라디보스토크 시간. 한국시간 오후 8시)께 한국 쇄빙선이 뉴질랜드를 떠나 남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며 "사고 현장에는 8~9일 뒤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로마리 사장은 한국 쇄빙선이 얼음을 깨면서 이동로를 만들어 조난 선박이 안전한 해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고 어선 스파르타 인근에 있는 노르웨이와 러시아 선박들은 쇄빙 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아 두터운 얼음을 깨면서 사고 어선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의 기온은 현재 섭씨 영상 3도 정도이지만 3일후 쯤엔 기상 조건이 악화할 것이란 예보가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라온호는 당초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을 위한 정밀조사단을 태우고 오는 19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극으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어선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출항 시간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호텔에 대기 중이던 연구원 등 정밀조사단원들은 속속 아라온호에 승선했고, 급유작업과 헬기 선적 등 출항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조난을 당한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는 500t급 어선으로 지난 15일 남극 로스해 남동부 해역에서 빙하에 부딪힌 뒤 선체에 구멍이 뚫려 물이 내부로 들어오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에는 선원 30여명이 타고 있다.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이 구조를 위해 사고지점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두꺼운 얼음이 가로막고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아라온호는 사고지점과 약 3천㎞ 떨어져 있어 도착까지 8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빙하를 뚫고 사고지점에 접근할 수 있는 쇄빙선으로는 최단거리에 있어 출항을 결정했다.
아라온호의 김현율 선장은 "상황의 긴박함에 비춰 도착이 다소 늦을 수 있지만, 구조선박의 접근을 돕도록 사고지점까지 얼음을 깨 길을 내는 등 아라온호가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첫 구조활동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크라이스트처치·모스크바=연합뉴스)
아라온호, 남극서 러시아 조난어선 구조 나서
남극 사고지점까지 쇄빙항해…구조선박 진입로 확보 기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