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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하늘의 제왕'…독수리 탈진, 추락 속출

<8뉴스>

<앵커>

우리나라에는 해마다 독수리 수천 마리가 찾아와서 겨울을 나고 갑니다. 그런데 이 멋진 하늘의 제왕들이 굶주려서 탈진한 채 맥없이 추락하는 일이 잇다르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야생동물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년생 독수리입니다.

목을 늘어뜨린 채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독수리는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힘겹게 몸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석성훈/경남 야생동물센터 수의사 : 탈진 상태로 비행을 하다가 차량과 충돌을 해서 저희 센터에 내원라게 되었는데, 현재는 상태가 많이 회복된 상태로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탈진상태에서 추락한 뒤, 이 동물센터에 들어온 독수리는 총 5마리.

이중 두마리는 죽고 3마리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몽골에 거주하던 독수리떼가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로 날아 왔습니다.

독수리의 주 먹이는 야생동물의 사체입니다.

문제는 도심은 물론 산간지역에서도 좀처럼 먹이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생후 1, 2년밖에 안된 어린 독수리들은 기아에 허덕이다 탈진상태에 빠지면서 잇따라 추락하고 있는 겁니다.

강원 산간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더욱 먹잇감을 구하기 어렵게 된 독수리떼는 대거 경남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잦은 비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김덕성/경남 철성고 교사 : 습성상 비가 오면 애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가 오는 기일이 2,3일씩 연달아 돼 버리면 목이이 굉장히 탈진되는 경우들이 흔하죠.]

경남 고성일대에서만 지난 나흘사이 8마리의 독수리가 추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된 '하늘의 제왕' 독수리.

이제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감에 의존해 근근히 굶주림을 면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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