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움직임에 영국이 사사건건 제동을 걸면서 유로존을 끌어가는 독일, 프랑스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17개국은 동일한 화폐인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으로 묶여있지만 영국은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고 파운드화를 사용하고 있다.
8~9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재정통제 강화 방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영국의 반대로 EU 차원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추진중인 재정통제 강화 방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묶인 재정 적자 기준을 위반한 국가를 '자동'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정통제 강화에 합의함으로써 위기에 빠진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27개 회원국 가운데 재정통제 강화 방안에 반대하는 국가는 영국과 헝가리이고 스웨덴과 체코는 자국 의회 등의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첫날 회의가 끝난뒤 "영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EU 조약 변경에 대한 거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도 "주권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분별있는 결정"이라면서 "이로 인해 영국이 유럽에서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EU 회원국의 합의를 통한 협약 개정 방안을 선호했지만 영국이 개별 국가 재정정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데 반대함에 따라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의 재정에 대한) 충분한 규제가 미흡해 현재의 위기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재정통제 강화에 반대하는) 영국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영국 보수당 연립정부는 기본적으로 회원국에 대한 EU의 재정 통제 강화에 대해 주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스스로를 유럽 통합 회의론자라고 칭할 정도이고 보수당 의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1999년 노동당 정권이 EU에 가입하면서 EU로 넘긴 노동시간 통제 등 각종 권한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영국 정부는 특히 유로존의 금융거래세(일명 토빈세) 도입 움직임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거래세는 금융기관 거래 당사자들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EU에 있을 경우 모든 거래에 대해 0.1%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에만 적용될 경우 런던에 몰려 있는 금융기관들이 세금을 피해 미국, 홍콩 등으로 옮겨갈 것을 우려하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동시에 도입해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영국의 GDP에서 금융 및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당이 야당 시절부터 영국에서 EU로 중요한 권한을 넘기는 조약 변경에 대해서는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줄곧 공언했던 것도 정부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독일·프랑스 유로존 대책에 딴죽 거는 영국
보수당내 '유럽통합 회의론' 뿌리깊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