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수사권 운운' 경찰, 정치권에는 눈치보기?

의사·변호사·기업인 등 신상은 언론에 순순히 공개

'수사권 운운' 경찰, 정치권에는 눈치보기?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수사 주체성을 운운하는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에서 정치권 관계자들을 공개하는 것을 지나치게 꺼려 논란이 되고 있다.

다른 참고인에 관한 내용은 매우 세세하게 언론에 공개한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선 모임 참석 사실 자체를 아예 공개하지 않고 숨기는 바람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사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선관위와 박원순 홈피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10월25일 저녁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모씨,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비서였던 박모씨,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김모씨 등이 참석한 1차 저녁 자리에 청와대 박모 행정관(3급)이 참석한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

1차 자리는 이번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씨가 합류한 2차 술자리 이전의 모임이어서 이번 범행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경찰은 당초 이 모임이 박 의장실 전 비서 김씨와 공 전 의원실 비서였던 박씨 등 2명만 참석한 자리였다고 했다가 정 의원실 비서 김씨가 참석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경찰은 정 의원 비서 김씨 존재를 언론에 알릴 때에도 김씨의 신분은 모른다면서 이름만 확인해줬다.

이에 언론사 취재진들이 사실 확인 작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정 의원실 소속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핵심 참고인인 박 의장실 김 전 비서의 존재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밝혔다.

경찰은 김 전 비서가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려는 공씨를 말리려 한 사람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공씨의 사실상 멘토이자 범행이 진행된 시간대에 함께 술자리를 한 인물이며, 술자리 다음날 공씨와 6통을 통화한 그의 존재를 쉬쉬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이에 반해 경찰은 개인병원 의사나, 변호사, 사업가, 공씨와 통화한 친구 등 참고인의 신원은 순순히 공개했다.

경찰이 정치권 인사에 대해서만은 유독 매우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 이렇게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경찰에게 수사 주체성을 인정해줄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정 의원실 김 비서와 청와대 박 행정관의 경우 1차 저녁 자리 참석자라 이번 사건과 큰 관련이 없지만 직업이 밝혀지면 해당 의원실이나 기관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인권 차원에서 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