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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강사 '묻지마 채용'…찜찜한 속사정은

<8뉴스>

<앵커>

서울 시내 초중고교의 원어민 교사들이 무더기로 해고된다는 어제(7일) 8시 뉴스 보도를 보고 학부모님들 걱정이 많습니다. 사교육비도 사교육비지만 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에게 맘 놓고 아이 맡기기 어려운 사정이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월, 경찰이 한 원어민 강사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위조된 미국 대학 졸업장이 줄줄이 나오고, 비닐 봉투와 가방 안에선 대마씨가 발견됩니다.

집 주인 38살 김모 씨는 미국 갱단 출신.

살인죄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2007년 한국으로 추방됐습니다.

5개월 뒤 김 씨는 수도권의 한 어학원에 원어민 강사로 취업했습니다. 가짜 학위는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했습니다.

김 씨는 강력 범죄를 저질러 추방된 다른 재미동포들에게 학위를 위조해 주고 강사 자리도 알선했습니다.

[재미교포/납치·성폭행 징역 10년형 선고 : (김 씨한테) 졸업장 얘기를 했더니 사이트를 한 곳을 알려주더라고요. 거기에 부탁하면 원본하고 똑같이 오니까 그걸로 제출해서 (어학원에) 가면 된다고 자기(김씨)가 직장도 알아봐주겠다고.]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 등록된 어학원만 1,300곳이 넘습니다.

이렇게 학원이 넘치다보니 원어민 강사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학원들은 자격이 있든 없든, 외국인이든 교포든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강사들은 경력을 속이는게 다반사라고 털어 놓습니다.

[노모 씨/전직 어학원 강사 : 학부모들한테 전화가 오면 대학교 졸업한 사람이고, 나이도 5살 이상 더 많다고 얘기를 하라고 했어요. 아이들한테는 한국말 못하는 척하고.]

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신영미/서울 대치동 : 섬짓하죠. 선생님들의 그 말투나 행동면에서 인품 같은 것도 어느 정도 아이들이 배우게 되거든요.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될 거 같고.]

그나마 공교육 원어민 교사가 대폭 줄어드는 현실.

학생들은 엉터리 강사들이 판치는 사교육 시장으로 더 내몰릴 지경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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