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현장]세계자연경관 명성만…제주 올레 '몸살'

<8뉴스>

<앵커>

얼마 전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뽑힌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 중 하나가 바로 '올레길'이죠? 전국에 도보 열풍을 몰고 왔는데, 걷기 좋은 제주 올레길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이란 뜻의 올레.

제주의 자연환경을 직접 걸으며 볼 수 있는 도보 산책로입니다.

지난 2007년 1코스가 생긴 후 4년 만에 23개 코스가 더 생겨났을 만큼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관광객 때문에 올레길 곳곳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올레 10코스, 마라도가 내려다보이는 송악산 정상입니다.

벌건 속살을 드러낸 분화구 정상에 비석 밑동이 흉측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관광객들 발길에 등산로가 부서져 흘러 내린 겁니다.

[김홍구/제주오름보전연구회장 : 제주도는 상당히 부서지기 쉬운 그런 지질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이 다닐 경우에는 훼손 정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당히 빨리 진행되는 그런 실정입니다.]

그래서 송악산 정상은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송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자연 훼손 정도가 심해서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을 세워놨는데, 표지판은 이렇게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이것을 묶어 놓은 기둥은 이렇게 송두리째 뽑혀 있습니다.

넘고, 또 넘고, 곳곳에 출입금지 표시판과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지만, 신경 쓰는 관광객은 거의 없습니다.

[관광객 : ((출입금지) 푯말 못 보셨어요?) 봤어요. 근데 올라 오고 싶어서 왔어요.]

작은 화산을 뜻하는 오름.

제주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말미오름이 포함된 올레 1코스 입니다.

코스 중간, 비닐 포대에 돌을 채워 끊어진 길을 엉성하게 복구해 놨습니다.

길을 내기 위해 깎은 흙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곳도 있고, 말미오름 정상 근처엔 벌건 화산섬 바닥이 드러나 여러 갈래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올레 코스엔 언덕을 오르는 나무 계단이 부서져 앙상한 철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 자연환경 보전을 총괄하는 부서는 느긋하기만 합니다.

[양창호/제주도 환경자산보전과장 : 실제 확인해 보면 그렇게 훼손 정도는 심하지 않습니다. 휴식년 제도를 취하면서 복원하고 훼손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800만 명 입니다.

7대 자연경관 선정으로 관광객이 80% 넘게 늘어날 거라며 관광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제주도.

지금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방법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경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