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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피하려다 큰 불…'위험천만' 불법 난방기

<8뉴스>

<앵커>

추운 날씨에 전기 난방기 많이 쓰시죠. 그런데, 정부 안전검사도 거치지 않아서 화재나 감전 위험이 큰 불법 전기난방기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추위 피하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문래동의 한 공장지역 쌀쌀한 겨울 날씨에 공장 근로자들이 전기 난방기로 몸을 녹입니다.

[철공소 직원 : 가정용 온풍기는 여기 맞지 않아요. 여기 갖다 놔봐야 열량이 하나도 없어. 그래도 이건 열량이 그래도 많이 나잖아요.]

전기 난방기는 화재나 감전 위험 때문에 꼭 정부 인증을 받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 난방기는 인증을 받았다는 표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공장 직원 : 인증마크가 있어서 살 그런 물건 같으면 대기업 같은 데서 손을 대야 하는데 장사가 안되니까요. 저건 돈이 안되잖아요.]

이런 불법 난방기는 서울 시흥동과 구로동 등에 있는 기계 상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증 제품보다 40퍼센트 정도 값이 싸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A유통업체 사장 : 어느 누가 와서 인증 얘기를 한 적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증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사람들이니까요.]

한국제품안전협회가 단속에 나서자 한 업소는 황급히 제품을 치웠습니다.

[B유통업체 사장 : 우린 반품할 거예요. (왜 반품하세요?)안전 인증이 없으니까 반품할 거예요.]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 봤습니다.

정상 인증 제품은 옆으로 쓰러졌을 경우 전원이 자동으로 나가지만,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은 안전장치가 없어 불이 나가지 않습니다.

넘어진 상태로 1분이 지나자 바닥에 불이 붙습니다.

정상 제품은 넘어지면 밑바닥에 있는 버튼이 튀어 나오면서 자동적으로 전원이 차단되지만, 불법 제품은 이런 장치가 없습니다.

정상제품은 15도 각도로 기울여도 넘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불법 제품은 쉽게 넘어집니다.

또 전기가 흐르는 부분은 손에 닿지 않게 밀봉해야 하지만 불법 제품은 손가락이 전선에 쉽게 닿아 감전 위험이 큽니다.

[김현정/산업기술시험원 연구원 :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들은 충전부가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이 있으며, 넘어졌을 때 전원이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있습니다.]

불법 제품을 만든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불법 난방기 제조업체 관계자 : 우리 중소기업들이 법령에 약해요. 좀 큰 회사들은 법무팀도 있고 그렇잖아요.]

전기난방기로 인한 화재 건수는 매년 200건 넘게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증비용을 아끼려는 얌체 업체 때문에 전기난방기 사용자들이 위험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김현상, 영상편집 : 빅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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