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곰들이 요즘 멧돼지 잡으려고 놓은 덫에 걸려서 잇따라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반달곰 복원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김형주 기자입니다.
<기자>
반달곰 한 마리가 도망가지 못하고 덤불에 숨어 있다 흥분해 달려듭니다.
마취총을 쏘아 진정시켜 보니, 날카로운 덫에 걸려 발가락 하나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 반달곰은 다행히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근처에서 덫에 걸린 채 발견된 곰은 이미 폐사한 뒤였습니다.
이처럼 덫이나 올무 같은 포획도구에 희생된 지리산 반달곰은 최근 5년간 14마리.
3마리는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 지리산에서 수거한 창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과 한 개를 단숨에 반토막 낼 만큼 위력적입니다.
지난해 말레이 곰 포획작전에 쓰였던 드럼통형 포획틀 등 불법 포획도구가 지리산에서 600여 개나 발견됐습니다.
[불법 올무 설치 농민 : 멧돼지가 제일 문제에요.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시면 돼요.]
하지만 멧돼지를 노린 밀렵도구가 반달곰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서정렬/국립공원관리공단 야생동물보호단 : 멧돼지하고 곰하고 크기가 어느 정도 비슷하기 때문에, 멧돼지 덫에 곰이 걸릴 확률이 어느 정도 높습니다.]
덫에 걸렸다 살아나도 구조과정에서 야생성을 잃기 때문에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지리산의 반달곰 복원사업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