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간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19일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스스로 이번 순방의 목적을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동력 창출'로 규정하고 출발한 오바마 대통령은 아태지역에서 안보강국 미국의 역량을 재확인한 것은 물론 경제, 외교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을 기다리는 국내 현안은 간단하지 않다. 연방정부 적자 감축안을 둘러싼 의회 협상 시한이 임박한데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분열,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정책 '무게 추' 아시아로 =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지난주 아태지역에서 이뤄낸 시장개방 및 수출확대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미래 경제에 아태지역만큼 중요한 곳은 없다"면서 "최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에 서명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도 이번 순방에 대해 외교의 무게 추를 유럽·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기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외교정책이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과 유럽발(發) 재정난 등 주로 '위기 대응'에 집중됐으나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한 아태지역으로 눈을 돌려 경기 회복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순방기간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비롯한 아태국가들을 상대로 상당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을 대상으로 위안화, 남중국해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자존심을 살렸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일반의 동참 발언을 이끌어냈고 인도네시아와는 대규모 항공기 판매 계약을 성사시켰다.
◇재정적자 협상 초읽기 =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적자감축 방안을 마련키로 한 의회 내 슈퍼위원회의 합의 시한(23일)을 사흘 앞둔 20일 새벽 백악관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전용기 에어포스 원(AF1)에서도 슈퍼위원회 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회 분위기는 순방 이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시한까지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정부지출이 자동 감축될 수밖에 없지만, 민주, 공화 양당이 세금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슈퍼위원회 공화당 소속 위원인 패트릭 투미(펜실베이니아) 의원은 이날 공화당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시한이 임박하고 있으나 여전히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모든 이들에 대해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세제 개혁"을 조건으로 내걸어 민주당과의 입장차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최근 파산한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 솔린드라에 대한 지난 2009년 정부 대출보증을 놓고 '권력형 비리'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차기 대선 본격화 = 국내 정치, 경제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공화당의 첫 번째 당원대회(코커스)가 내년 1월 3일 아이오와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보수성향의 유권자들도 이에 호응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뉴욕을 중심으로 한 '점령시위'에 대한 찬반 논쟁도 가열되면서 차기 대선에서 쟁점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반대여론의 주된 요인이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불만이라고 보고 최근 제안한 '일자리법안(American Jobs Act)'을 밀어붙이며 역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재확인했다"면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주장한 '대(對) 중국 소극외교' 등이 부당한 것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아태순방 성과' 오바마, 국내 난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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