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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업자에 돈 건네면 불법 전조등 검사 '통과'

<8뉴스>

<앵커>

밤에 운전하다 상대 차량 전조등에 눈이 부셔 아찔한 적 있으시죠? 이렇게 지나치게 밝아 시야를 마비시키는 전조등은 대부분 불법 HID 등입니다. 그런데 적발되어야 할 이런 차를 몰면서 대행업체에 웃돈을 좀 얹혀 주면 정기검사도 무사통과합니다.

현장 추적,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1차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반대차선에서 HID 전조등 불빛이 지나가자 갑자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습니다.

터널 안을 달리던 화물차는 HID 전조등을 단 차량과 그대로 충돌합니다.

일반 전조등보다 28배나 밝은 HID전조등이 맞은 편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해 순간적으로 앞을 보지 못한 겁니다.

HID 전조등을 부착할 때는, 맞은 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조등이 항상 지면을 비추게 하는 광축조절장치를 반드시 함께 달아야 합니다.

하지만 광축조절장치의 장착 비용이 200만 원을 넘다보니 대부분 불법으로 HID 전조등을 장착해 운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교통안전공단의 정기 검사에서도 불법 HID 장착 차량이 적발되지 않는 겁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다른 차량의 운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지나치게 밝습니다.

이 차량으로 검사를 받아보겠습니다.

검사 대행업자는 원래 검사 비용 2만 원에 추가로 2만 원 정도의 웃돈만 얹어주면 문제 없이 검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검사대행업자 : 알아서 저희가 다 합니다. 저희가 여기에서 한 달에 (검사를) 200대 이상하니까. 4만원 만 주시면 돼요.]

대행업자가 직접 차를 몰고 검사소로 들어가자 검사소 측은 HID 전조등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십여분 만에 검사를 끝냅니다.

[(아무 이상 없는거죠?) 네, 2년 후에 검사받으시면 됩니다.]

교통안전공단에서도 이런 실태를 알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교통안전공단직원 : 지정 감사업체들이 그런 경우가 있다는 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감독 권한을 갖고 있지도 않고 다시 재검할 수도 없습니다.]

뒷돈을 받고 불법 행위를 도와주는 대행업자와 이를 모른척 하는 자동차 검사소 때문에 수많은 운전자들이 야간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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